“요즘 젊은이들은 도대체!”… 현재 아닌 1990년 ‘타임’ 기사였다[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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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붕괴했다.
냉전이 끝나자, 미국 경제는 호황을 맞았다.
그렇게, "살아남는 것이 놀랍도록 쉬웠던 시절"로 기억되는 미국의 1990년대가 시작됐다.
저자는 미국의 문화, 정치, 경제, 사회를 가로질러 수많은 사건을 소환하고 핵심 정서에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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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클로스터만 지음│임경은 옮김│온워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붕괴했다. 냉전이 끝나자, 미국 경제는 호황을 맞았다. 그렇게, “살아남는 것이 놀랍도록 쉬웠던 시절”로 기억되는 미국의 1990년대가 시작됐다.
책은 ‘90년대’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저자는 미국의 문화, 정치, 경제, 사회를 가로질러 수많은 사건을 소환하고 핵심 정서에 다가간다. 90년대는 모든 영역에 있어 대전환이 이뤄졌던 시기다. 공산주의가 붕괴했고, 음악과 영화계의 판도가 바뀌었으며 인터넷이 부상하며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전환됐다. 그때부터 세상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지만, 통제와 구제가 불가할 만큼 정신없지는 않았다. 현대 담론을 지배하는 ‘극단적 분열’은 주로 학설 대립 수준에 머물렀고, 핵무기가 있었지만 핵전쟁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으며, 인터넷은 경탄스러운 존재일 뿐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었다. 90년대는 20세기와 작별을 고하는 시기이자, 인간이 기술을 지배할 수 있었던 마지막 시대이기도 했다. 90년대를 이끌었던 X세대(1975∼1984년 출생)의 정서를 분석한 부분은 특히 흥미롭다. 그때 그들을 지배한 것은 ‘쿨함’이었다. 애쓰기를 거부하며 ‘인생에 별것 없다’는 사고방식. 이들의 회의주의는 화려했던 80년대에 대한 반작용이자 문화 전반에 가득했던 상업주의를 향한 두려움의 발로였다.
1991년 발매된 너바나(Nirvana)의 ‘네버마인드’(Nevermind)의 성공은 90년대를 특정 가치관으로 특징짓는 시작점이었다. 커트 코베인이 건조하게 읊조리는 “뭐, 어쨌든, 신경 꺼(Oh well, whatever, never mind)”라는 가사는 X세대의 ‘격언’과도 같았다. X세대의 교과서 격인 영화 ‘청춘 스케치’에서 에단 호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라는 어떤 명령도 따르지 않아.” 타임은 1990년 기사에서 “20대는 노동, 결혼, 베이비붐 세대의 가치관에 시큰둥하다. 요즘 젊은이들은 왜 이렇게 회의적일까?”라고 비판했다. 오늘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대한 묘사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90년대 유행했던 통 넓은 바지를 찾아 입는 MZ들에게 훌륭한 가이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528쪽, 2만5000원.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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