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일본 국교 정상화… 멀지만 가야할 길[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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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패배했다." 일본 지한파 학자인 와다 하루키(和田春樹)는 자신이 속한 북일국교촉진국민협회를 포함, 일본의 진보 세력들이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해 애써 온 지난 30년을 이렇게 평가했다.
2000년 만들어진 국민협회는 일본과 북한의 국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현실은 계속 평행선을 그려 왔으며, 올해 말로 활동을 종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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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하루키 지음│길윤형 옮김│서해문집
“우리는 패배했다.” 일본 지한파 학자인 와다 하루키(和田春樹)는 자신이 속한 북일국교촉진국민협회를 포함, 일본의 진보 세력들이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해 애써 온 지난 30년을 이렇게 평가했다. 2000년 만들어진 국민협회는 일본과 북한의 국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현실은 계속 평행선을 그려 왔으며, 올해 말로 활동을 종료한다.
책은 협회를 중심으로, 2000년대 북일 정상회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방북, 그리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대북정책에 이르기까지, 북일 교섭 30년사를 반성적으로 되짚는다. 1945년 연합군에 항복한 일본은 대만, 소련, 중국 등과는 관계를 회복했으나 북한과는 국교를 맺지 않았고, 1965년 한국과의 국교가 열리며 더욱 긴장 관계에 놓인다. 이후 ‘고노 담화’(1993)와 ‘무라야마 담화’(1995) 등을 통해 희망이 비치는 듯했으나, 전전(前戰) 체제에 미련을 갖는 보수 세력이 장기 집권하며 ‘영원한 적대’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책은 “동북아시아 평화의 집”을 만들어 내기 위해, 북일 국교 정상화는 “반드시 열어젖혀야 하는 문”이라고, 또한 그 시작은 한국 국민의 이해와 지원이라고 강조한다. 이 지점에 ‘졌다’고 인정하는 ‘쓰라린’ 책이 나온 이유가 있을 터, 남은 건 이제 ‘우리’. 복잡한 고민 속에서, 어떻게든 답을 찾는 일만 남았다. 우리 ‘스스로’ 말이다. 324쪽, 2만20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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