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집단항명' 혐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국방부 조사 거부

최경진 2023. 8. 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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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 숨진 고(故)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거부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군 검찰단 출석이 예정됐던 11일 오전 입장을 배포하고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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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채수근 상병의 안장식이 지난달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추모하고 있다. 채수근 상병은 지난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 숨진 고(故)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거부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군 검찰단 출석이 예정됐던 11일 오전 입장을 배포하고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했고, 수사의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거부 사유를 밝혔다.

박 전 수사단장은 “제가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를 해병대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대면보고했다”며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수 차례 수사외압과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십 차례 해병대사령관에게 적법하게 처리할 것을 건의했다”며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다는 사실을, 이첩하기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보고하고 그에 따라 적법하게 사건을 이첩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왜 오늘 이 자리까지 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해병대는 충성과 정의를 목숨처럼 생각하고 있다. 저는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수사단장은 “정치도 모르고 정무적 판단도 알지 못한다”며 “다만, 채수근 상병의 시신 앞에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고, 장례식장에서 여야 국회의원 및 국방부 장관마저도 유가족에게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여 엄정하게 처벌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존경하는 대통령님”이라고 윤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사람의 군인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마시고, 제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청원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유족에게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손자가 세상을 떠난 경위를 밝혀달라며 서한을 발송한 채 상병 할아버지에게 보낸 답장에서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한 것처럼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장관은 “열심히, 철저히 진상규명을 하겠다”며 “국방부 조사 결과를 믿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고 한다.

국방부가 고인이 소속된 해병대 1사단의 임성근 사단장을 지키려고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이 장관이 유족에게 입장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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