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항명’ 혐의 해병대 前수사단장, 국방부 조사 거부
고(故)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거부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군 검찰단 출석이 예정됐던 11일 오전 입장을 배포하고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했고, 수사의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전 수사단장의 입장문 전문.
저는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입니다.
먼저 고 채수근 상병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어 저를 많이 응원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들과 대한미국 해병대 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정치도 모르고 정무적 판단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채수근 상병의 시신 앞에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하였습니다.
또한 사건 발생 초기 윤석열 대통령께서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셨고, 장례식장에서 여야 국회의원 및 국방부 장관마저도 유가족에게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여 엄정하게 처벌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젊은 해병이 죽어야만 하는가? 도대체 누가 이 죽음에 책임이 있는가?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하였고, 그 결과를 해병대 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대면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수차례 수사외압과 부당한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에 수십 차례 해병대 사령관에게 적법하게 처리할 것을 건의 드렸습니다.
또한 저는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다는 사실을 이첩하기 전 해병대 사령관에게 보고하였고 그에 따라 적법하게 사건을 이첩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왜 오늘 이 자리까지 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하였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충성과 정의를 목숨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입니다.
오늘 저는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합니다.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 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하였고, 수사의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군인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마시고, 제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청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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