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돌아온 ‘유커’에 카지노·화장품株 급등… 하반기 주도주 등극 가능성은

오귀환 기자 2023. 8. 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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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상한가 기록한 기업도 다수
중국 의존도 높은 기업 수혜 예상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카지노와 화장품 등 관련주가 급등하자 하반기 새로운 주도주로 등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기자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이번 관광 재개를 계기로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나오면서 부진했던 주가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손민균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롯데관광개발은 전일 대비 3080원(29.99%) 오른 1만3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20.45%, 파라다이스는 18.13%, 강원랜드는 3.80% 상승했다. 전날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으로 하루 만에 관련주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9일 주중 한국대사관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2017년 3월부터 한국행 단체 비자 발급이 중단된 지 6년 5개월 만에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카지노 관련 기업들이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날 파라다이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1.6% 증가한 27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롯데관광개발도 중국 직항 노선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제주도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외국인전용 카지노 순매출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보다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번 중국 관광 재개가 주가 반등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특히 GKL은 중국 VIP 고객 수요 부진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지만,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관광이 허용되면 하반기 카지노 실적은 기대해 볼 만하다”며 “이달부터 국제 항공 노선이 추가 확대된 만큼 연말로 갈수록 실적 개선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 기업들의 주가는 2017년을 최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전날 종가 기준 GKL 주가는 1만3200원으로 2017년 최고가(3만4150원) 대비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파라다이스도 2017년 최고가(2만8000원) 대비 반토막 수준이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데다 올 초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도 기대에 못 미쳤다. 강원랜드 주가는 전날 기준으로 연초 대비 29.83% 떨어졌고, GKL은 29.60%, 롯데관광개발은 24.20%, 파라다이스는 17.19% 떨어졌다.

카지노 관련 기업뿐 아니라 화장품 기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기업들 주가는 급등했다. 한국화장품은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29.91%)까지 오른 74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던 LG생활건강은 13.31%, 코스맥스는 19.04%, 아모레퍼시픽은 7.76% 상승했다.

그간 화장품주는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된 탓에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LG생활건강 주가는 전날 기준 연초(72만원) 대비 38.96% 감소한 43만9500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도 연초 대비 10.3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05%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 매출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2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인 1838억원을 밑도는 1578억원이었다. LG생활건강의 매출에서 10%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은 3.4%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시장 기대치인 377억원에 못 미치는 117억으로 흑자 전환하는 데 그쳤다.

최근 중국인들에게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사그라진 것도 주가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메이크업 시장 점유율 상위 20개 브랜드 중 중국 브랜드는 6곳을 차지한 반면, 한국 브랜드는 순위권에도 없었다. 중국에서 자국 상품을 애용하는 애국주의 소비(궈차오) 현상이 나타나 코로나19 기간에 성장한 중국 브랜드로 화장품 수요가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관광객 귀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매출이 중국 시장과 면세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 회복으로 인한 하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다른 해외 시장으로 성장판을 넓히고 있지만, 중국 시장이 여전히 중요한 만큼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중국 매출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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