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샷] “어린 냥이 인생에 이런 일이!” 올해 가장 웃긴 반려동물 사진 선정
새끼 고양이 형제 알렉스와 맥스는 세상 모든 일이 신기하다. 이날도 창밖을 바라보다가 짧은 인생에서 무슨 처음 보는 광경을 목격했는지 눈이 휘둥그레졌다.
영국의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Comedy Pet Photo Award)’은 “레바논의 미셸 조그조기(Michel Zoghzoghi)가 찍은 고양이 사진 ‘인생을 바꿀 사건’이 올해 세상에서 가장 웃긴 반려동물 사진으로 뽑혔다”고 11일(현지 시각) 밝혔다.
◇사자보다 놀라운 새끼 고양이들
올해로 다섯 번째 열린 이 대회는 ‘웃긴 야생동물 사진전’의 자매 대회이다. 2018년 영국의 사진작가 폴 조인슨-힉스(Paul Joynson-Hicks)와 톰 설람(Tom Sullam)은 야생동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위안을 주는 동시에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에 관한 관심을 높이려고 웃긴 야생동물 사진전을 시작했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은 동물 보호의 범위를 반려동물로 확대했다.
고양이 부문상도 받은 미셸 조그조기는 레바논 베이루트 출신의 전문 야생동물 사진작가이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알렉스와 맥스보다 더 크고 무서운 고양잇과(科) 동물 사진을 찍어 왔다. 그는 “알렉스와 맥스는 치명인 귀여움을 가진 짝”이라며 “야생동물 사진 촬영 여행을 떠났을 때보다 둘의 사진을 찍는 것이 더 재미있고 놀라웠다”고 말했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은 반려동물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긍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고 동물 복지에 대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 우승작은 상의 의미를 가장 잘 구현했다. 알렉스와 맥스는 원래 버려진 길고양이였는데, 조그조기가 입양해 키우고 있다. 조그조기는 “이번 대회를 알기 전까지 반려동물 사진전에 출품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정말 모든 결선 진출작들이 재치 있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웃겼기 때문에 그중에서 우승해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점프하고 물개로 변한 댕댕이
반려견 부문상은 미국의 크리스 포르츠(Chris Porsz)가 출품한 ‘나 좀 보개(원제 Barking))’가 차지했다. 포르츠는 “아마추어 거리 사진가로서 수많은 거리를 걸어 다녔지만, 이 사진은 여전히 가장 좋아하고 잘 찍은 사진”이라고 말했다.
포르츠는 2019년 3월 미국 뉴욕의 유니언 스퀘어에서 분홍색 비닐봉지를 손에 든 여인(오른쪽)이 벤치에 앉아 앞에 있는 개에게 공을 던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개는 주인을 바라보다가 스스로 몸을 날려 공중에서 공중제비를 돌며 공을 잡았다. 주인은 강아지가 또 그런다고 하듯 ‘휴’하고 한숨을 지었다.
포르츠는 본능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는데, 마침 개가 자신을 바라보는 장면이 찍혔다. 인기상도 받은 수상 사진은 그때 촬영한 사진 다섯 장 중 유일하게 초점이 잘 맞은 것이었다. 포르츠는 “나중에 사진을 보내주려고 그때 벤치에 앉아 있던 여성을 찾았지만 실패했다”며 “이번 수상작을 보고 연락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소년 부문상은 브라질의 모니크 마세도 도스 산토스(Monyque Macedo Dos Santos, 13세)가 찍은 ‘’물개인가요, 개인가요?’가 받았다. 그가 키우는 강아지 루이는 늘 소파 아래 숨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사진을 찍던 날 산토스가 소파 밑에서 테니스공을 가져가자 루이가 마구 짖으며 소파 구멍 사이로 머리를 내밀었다.
산토스는 당시 루이는 강아지가 아니라 화난 물개 같아 웃음이 났다고 한다. 그는 “이번 공모전에 출품하기 전에도 루이와 함께 행복하고 우스꽝스러운 순간을 포착하는 습관이 있었다”며 “그런 순간을 담은 사진이 세상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개, 고양이 사이 유일한 페럿
이번 대회 결선에 오른 25 작품이나 수상작은 대부분 개와 고양이를 찍은 사진들이다. 유일한 예외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출신의 다리야 젤렌소바(Darya Zelentsova)가 족제비과(科) 동물인 페럿 부디카를 찍은 ‘첫 외출’이다. 이 사진은 기타동물 부문상을 받았다.
젤렌소바는 “페럿은 주요 국제 사진 공모전에서 거의 수상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페럿을 멋진 반려동물이자 모델로 홍보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젤렌소바는 페럿이 영리하고 쾌활하며 사교적인 동물이라고 소개했다. 귀여움이 넘치면서도 개성도 강해 페럿을 키우면 말 그대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젤렌소바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멋진 사진전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최초의 우크라이나인이 돼 매우 기쁘다”며 “세상에는 정말 더 즐겁고 평화로운 순간이 필요하며, 재미있는 반려동물 사진은 긍정적인 분위기와 친절함, 사랑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간접적으로 의견을 말한 것이다.
◇찰나의 순간 포착해 웃음 유발
우수상을 받은 여섯 작품도 찰나의 순간을 잘 포착해 웃음을 안겼다. 독일 작가 칼 골드하머(Karl Goldhamer)는 자동차 운전대 앞에 앉은 개의 눈에 룸미러의 그림자가 진 모습이 마치 가면을 쓴 조로와 같다고 ‘조로의 환생’이라고 이름 붙였다.
일본 작가 켄이치 모리나가(Kenichi Morinaga)는 한 고양이가 느긋하게 누워서 항구를 바라보는 모습을 찍고 ‘빅 보스’란 제목을 달았다. 영국 소피 보인튼(Sophie Boynton)의 ‘땅파기가 심각해질 때’는 해변 모래사장에서 땅을 파던 반려견 섀도우가 갑자기 구멍 속으로 물구나무선 순간을 포착했다.
올해 우수상 작품에는 축구 선수를 연상시키는 동물들이 여럿 있었다. 켄이치 모리나가는 한 고양이가 두 발로 일어서 있고 주변에 다른 고양이들이 지켜보는 모습에 ‘직접 프리킥’이란 제목을 달았다. 모리나가는 이번에 고양이 사진으로 우수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영국의 길 우드콕(Gill Woodcock)은 마치 헤딩을 하듯 빨간 공을 보며 공중에서 뒤로 머리를 돌리는 강아지에게 ‘공에서 눈을 떼지 마세요’란 제목을 붙였다. 일본의 카주토시 우노(Kazutoshi Ono) 작가가 출품한 흑백 사진 ‘승리의 고양이(원제 Victory)’는 경기에서 이긴 선수가 환호하듯 일어서서 앞발을 뻗은 모습을 포착했다.
◇프랭크 아닌 ‘낫 프랭크’가 된 강아지
주인과 가장 닮은 반려동물 부문상은 독일의 클라우스-피터 셀저(Klaus-Peter Selzer)가 출품한 ‘삼총사(원제 ‘the Three Greys’)가 받았다. 셀저는 카린과 두 반려견의 뒷모습이 너무나 흡사해 셔터를 눌렀다.
비디오 부문상은 영국의 엠마 헤이(Emma Hay)의 ‘나이스 캐치(원제 Cool Catch)’가 받았다. 영상은 재미있는 사연을 담고 있다. 헤이는 생후 6주된 강아지를 입양하기로 하고 프랭크란 이름을 먼저 지었다. 2주 후 강아지를 데려와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나중에 사진을 보고 다른 강아지를 데려온 것을 알았다.
주인 부부는 서로 “프랭크가 아니야(Not Frank)”라고 계속 말했고, 그 말이 강아지의 새 이름이 됐다. 나중에 부부는 낫 프랭크와 아빠가 같은 동생 월터도 입양했다. 영상은 한 살 터울의 두 강아지가 공을 잡는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의 공동 설립자인 톰 설람은 “이 대회는 아직 규모가 작고 역사도 오래되지 않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전 세계에서 가장 유쾌하고 삶을 긍정하는 반려동물 사진들이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설람은 “반려동물은 코로나 19 대유행 기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 사랑스러운 동물들과 함께 큰 소리로 웃을 수 있다는 것이 공모전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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