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vs철강' 하반기 후판가 협상 기싸움…누가 웃을까

김동현 기자 2023. 8.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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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선박에 사용하는 '두께 6㎜ 이상 철판'(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에 나눠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데 올 하반기에는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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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후판 가격 1톤당 90만원대 협상 마무리
조선, 원자재 가격 하락 등 후판 가격인하 주장
철강, 전기요금 상승 등 고려해 협상 임할 예정
사진은 포항제철소 후판공장 가열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선박에 사용하는 '두께 6㎜ 이상 철판'(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에 나눠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데 올 하반기에는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원재료비, 전기요금 등이 오른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반면 조선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후판 가격이 하락한 것을 고려해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중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들과 포스코 등 주요 철강사들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선박 건조에 비용 중 4분의 1 정도가 후판 비용인 만큼 양측 모두 가격에 민감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에는 3~4월에 마무리되는 후판 가격 협상이 5월까지 이어졌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원·달러 환율 상승 및 전기료 인상 등으로 생산비용이 증가한 점을 고려해 1톤당 90만원 대에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해 110만~120만원을 기록한 것보다는 가격이 낮아졌지만 2020년 1톤당 60만원 수준에 후판이 공급됐던 것을 고려할 때 올 상반기 후판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셈이다.

조선업계는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후판 가격을 하반기에는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수주 1~2년 후 선박이 건조되는 만큼 신조 계약 후 후판 가격 인상에 따른 손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령 2020년 수주한 선박은 1톤당 60만원의 후판 가격을 적용해 계약을 끝냈는데 건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올해 후판 가격이 1톤당 60만원을 상회할 경우 배를 만들어도 손실이 발생한다.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후판 수입 가격이 올 3월 1톤당 95만원에서 7월 87만원으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중국 철광석 수입 가격도 1톤당 123달러에서 117달러로 하락했다는 점 등도 후판 가격 인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후판 유통 겨격이 연초 대비 점진적으로 소폭 내렸지만 해외 수입가 역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철광석 가격 역시 변동적이긴 하나 그래프로 봤을때 우하향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후판 가격과 철광석 가격 하락을 고려할 때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인상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조선업은 세계 1위의 기술경쟁력으로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동시에 후발주자인 중국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후판가격 인상은 오랜 불황 끝에 이제 겨우 불씨가 살아나고 있는 조선업계에 찬물을 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지난해 연말 1톤당 80달러 수준에 거래됐던 철광석 가격이 올 들어 100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 및 전기료 인상 등으로 생산비용이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중국 경기 부양 등 시황 개선 반영과 철광석, 전기요금 등 원가 등락 등으로 고려해 협상에 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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