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삼프로TV 대표 "모범적 거버넌스·주주정책 몸소 실천할 것"

김정은 기자 2023. 8. 1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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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30만 구독자 유튜브 경제 채널 삼프로TV 코스닥 상장 추진
8개 글로벌 허브 구축…2027년 구독자 4200만명 달성 목표
김동환 3PRO TV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3PRO 사옥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3.8.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CEO의 최대 덕목은 튼실한 재무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코스닥 상장에 나선 '삼프로TV' 김동환 대표는 과거 영국 유학 시절 펼쳐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의 평전에서 마주친 이 문장을 여전히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 <뉴스1>과 만나 "지난 5년간 투자자들을 위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왔다고 자부한다"며 "상장 절차를 밟아 경영과 소유를 투명하게 공개한 뒤 모범적인 거버넌스와 주주 정책을 몸소 시연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

삼프로TV가 다른 기업들에 좋은 영향력을 미쳐 궁극적으로 투자자들에게는 혜택을 돌려주고,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다.

◇정체된 성장?…삼프로TV는 송아지에 젖을 물리는 '어미 소'

구독자 23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를 운영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기업가치는 약 2500억원으로 추산된다.

김 대표는 "비교적 많은 소액주주를 모시려고 하고, 좋은 거버넌스와 주주 정책을 통해 오너도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것"며 "개인 투자자들에 의해 성장한 회사인 만큼 한분 한분 선물을 나눠드리진 못하지만 적극적인 주주 정책으로 여타의 기업들에 건강한 자극을 주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기업을 선별하는 '심판'의 입장에서 직접 '선수'로 뛰어들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줄곧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기업들의 정체된 거버넌스를 꼽아왔다. 똑똑해지는 투자자들과 정체된 기업들의 거버넌스의 격차만큼 디스카운트가 발생한다는 논리다. 기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삼프로TV 상장의 가장 큰 목적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고 변화하겠다'는 의지의 피력"이라며 "경영과 소유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창업자 3명의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비상장) 기업으로 남는 건 사회적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증권사 임원을 지낸 김 대표와 언론인 출신 이진우 대표, 방송인 정영진 대표가 2018년 8월 설립한 법인이다. 이들 경영진에 따라 좌지우지되지 않을 영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상장'이라는 제도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성장해 왔다. 영업이익은 2018년 1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유튜브 채널을 연 2019년부터 10억2217만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2021년엔 75억587억원까지 3년간 7배 이상 증가했다. 유튜브 채널 준비 기간인 2018년을 제외하고는 서비스 시작부터 흑자기조를 이어온 셈이다.

김 대표는 "제가 조금 늦은 나이에 창업했기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비즈니스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삼프로TV는 시작부터 흑자를 냈고 2019년부터 투자를 받기 시작했는데 투자금의 단 1원도 쓰지 않고 모두 유보금으로 쌓아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삼프로TV는 지난해 73억129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고금리 속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와 조회수 증가세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

그는 "엔데믹이 끝나면서 개인의 콘텐츠 소비량도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삼프로TV와 비슷한 채널들이 줄줄이 생긴 탓"이라며 "삼프로TV는 송아지를 낳아 젖을 물려야 하는 '어미 소'로 비유하면 맞는데, 어미 소가 송아지와 같이 강건해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신 삼프로TV의 송아지라고 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과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연구소'가 2년 만에 각각 구독자 수 39만명을 달성하며 성장하고 있다.

김동환 3PRO TV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3PRO 사옥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3.8.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5년 뒤 구독자 4200만명 달성 목표…'엑시트' 할 이유 없어

김 대표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선진화하기 위해선 '정보의 과잉'이 필요하다고 봤다. 삼프로TV가 지난 5년간 개인 투자자들에게 '차고 넘치는' 정보를 주기 위해 노력해 온 배경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삼프로TV가 가장 공들였던 건 미국 시장에 대한 정보다.

그는 "삼프로TV가 하루에 10시간 정도 생방송을 하는데 반 이상이 미국에 대한 얘기"라며 "이젠 개인 투자자들도 미국 주식을 갖고 있다 보니 미국 현지 정보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판 삼프로TV'를 만들어 8개국(뉴욕·도쿄·자카르타·싱가포르·아부다비·뭄바이·런던·상파울루 등) 글로벌 허브로 송출, 4200만명의 구독자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양의 자금이 개발도상국으로 들어왔는데 이제는 신흥국 중산층의 자금들이 미국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미국 주식이 오르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해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보유액은 150억 달러에 달했다. 원화로는 20조원에 가까운 수치다.

그는 "오리지널 격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하는 콘텐츠는 경쟁력이 없다고 본다"며 "미국 현지 사람을 고용해서 뉴욕 월스트리트 초입에 황소상 옆에 사무실을 하나를 얻어서 통창의 스튜디오로 쓰는 게 뭐가 어렵겠나"라고 반문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내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미국판 삼프로TV'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김 대표는 "기관 투자자들만 점유했던 정보를 삼프로TV를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서 훨씬 더 광범위하게 급속도로 확산하기 때문에 개인의 직접 투자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삼프로TV를 통해 '교육된 투자자'들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5년 뒤에는 '개인용 블룸버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양질의 정보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데이터 정보 기반 서비스를 월 30달러 정도의 구독료를 받고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상장 후 '엑시트' 가능성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스팩) 상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이득은 거의 없다. 지금도 투자받은 돈은 한푼도 쓰지 않은 상태"라며 "향후 최소 5년간 청사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엑시트할 이유도 없고, 한국거래소가 제시하는 자발적 보호예수 설정에 적극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3PRO TV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3PRO 사옥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3.8.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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