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美 물가상승 둔화됐지만 연준 눈높이에는 못미쳤다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더 낮아졌지만
연준 금리 인하 목표치 2% 가려면 아직 멀어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한 쇼핑객이 슈퍼마켓에서 진열된 식품들을 보고 있다./사진=로이터뉴스1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지난 7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보다 약간 더 올랐지만 물가상승 둔화 압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 압력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데 까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 보다 3.2%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3%)를 밑돌았다.

7월 CPI가 6월 상승률(3.0%) 대비 상승률이 조금 높았지만 지난 6월 물가상승률 둔화 폭이 워낙 컸던 점을 고려하면 물가상승률 하락세가 상승세로 반전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물가상승률 둔화세 지속은 전월 대비 상승률과 근원 CPI 지표에서도 뒷받침된다. 전월 대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로 6월 상승률과 같았다.

연준이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7%로 6월(4.8%) 대비 증가세가 약해졌다. 전월 대비 근원 물가 상승률은 6월과 같았다.

이번 7월 물가지표는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더 줄였다.

투자자문사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스의 로라 로즈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전월 대비 0.2% 상승률은 연준이 보고 싶어 하는 완만한 인플레이션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2% 이내로 하락해야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는 것은 갈 길이먼 과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프린서플 자산운용의 시마 샤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은 연준이 금리 인하에 거리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순조롭지 않을 것이고 2% 몰표 달성 시까지 추가적인 고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