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뇌전증' 라비·'우울증 연기' 나플라, 엇갈린 운명 [이슈&톡]

황서연 기자 2023. 8. 11. 07: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라비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병역법을 위반한 가수 라비, 나플라의 운명이 엇갈렸다.

10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은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비, 나플라 등 9명에 대한 최종 선고를 진행했다.

라비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 받으며 실형을 면했다. 반면 구속 상태에서 공판을 치르던 나플라는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라비, 나플라 등은 지난 3월 병역 브로커 구 모 씨와 공모해 허위 뇌전증, 우울증 진단 등을 통해 병역을 회피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의 소속사이자 라비가 대표로 있는 그루블린의 공동 대표 김 모씨, 나플라와 같이 서초구청에서 근무하던 일반인 A씨와 관련 공무원 5명 등 총 9명이 해당 사건에 연루됐으며, 병역 면탈을 돕던 구씨는 별도로 재판을 받았다.

라비는 지난 2012년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뒤 지속해 병역을 미뤄왔다. 2019년 재검에서 4급 판정을 받고 2021년 2월 마지막으로 병역을 연기했으며, 이 과정에서 김씨를 통해 브로커 구씨와 접촉해 5000만원에 계약을 진행하고 그의 코치대로 실신 연기를 해 병원 진료를 받았다. 이후 병원 측에 거짓 증상을 이야기해 진단서를 요구하고 이를 병무청에 제출했다.

나플라 역시 브로커 구씨를 통해 병역 면탈을 꾀했다. 나플라는 우울증 악화를 가장해 허위 병무용 진단서를 발급 받아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했고, 출근 기록을 조작해 141일간 출근하지 않는 등 특혜를 받은 혐의다. 이와 유사한 방식을 취한 A씨와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 5명이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최후변론 당시 라비는 "당시 저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수입을 창출하던 아티스트였다. 또 코로나 이전 체결된 계약 이행 시기가 늦춰지고 있었고, 이 시점에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를 시작하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거액의 위약금이 발생해야 했다"라며 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그릇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시간에도 성실히 복무를 하고 계실 분들과 오랜 시간 저를 사랑해 주신 분들께 면목이 없고 죄송하다. 저로 인해 상처받았을 뇌전증 환자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죄송하다. 평생 잊지 않고 속죄하며 살아가겠다"라며 사과했다.

나플라


나플라는 오열하며 "저는 미국 한국 이중국적자다. 음악 하나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에 2016년 홀로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한국의 문화가 너무 낯설었고, 어렵게 얻게 된 인기가 너무 소중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쇼미더머니' 우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해 입영 통지서가 날아왔고, 나이가 많아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활동이 중단될 경우 인기가 모두 사라질까 봐 너무 두려웠다. 또한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군복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라며 사과했다. 이후 구속 상태에서 수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결국 징역을 피하지 못했다.

검찰이 지난 4월 11일 열린 1차 공판에서 라비와 나플라에게 각각 징역 2년,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던 것에 비하면 비교적 가벼운 양형이지만, 라비는 다시 병역의무 대상이 됐다. 재입대를 할 상황에 놓인 것.

재판부는 라비에 대해 "뇌전증 증상이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가장해서 병역 면탈을 시도하고, 위계로 공무 집행을 방해한 사안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라고 하면서도 "초범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판결이 확정되면 전역 판정 검사를 다시 받아 병역 의무를 이행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양형을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나플라에 대해서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도 5급 판정을 받기 위해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해 연기한 점, 서초구 담당자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낸 점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5개월 이상 구금돼 있는 동안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실제 우울증으로 4급 판정을 받은 점, 미국에서 오래 자라 병역 의무에 부담을 느낀 점, 브로커의 지시에 따른 점을 참작했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나플라 | 라비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