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금리하락…주택 매수심리 회복 조짐
뉴시스에 따르면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올해 상반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가운데 3040세대 매수자가 전체 매수자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돌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 매수세 회복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급증하면서 가계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한동안 내림세를 유지하던 은행 주담대 금리가 최근 다시 오르고 있어 영끌족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3040세대가 전체 매수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생애 처음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매매 이전 등기 신청 매수인이 19만8810명으로, 전체 신청자(41만6877명)의 절반 수준인 47.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치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0% 수준에 달했고, 2014년부터 35.1%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34.5% 하락했지만, 올해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무주택자들이 주택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생애 첫 부동산을 구입한 3040대 매수자는 각각 7만7603명, 4만8091명으로 전체의 63.2%에 달한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30·40세대 움직임이 활발하면서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지역과 주택 가격, 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했다. 또 대출 한도를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하고, 12억원 이하 주택을 매수하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는 소득 기준을 따지지 않고 200만원 한도로 취득세를 면제하는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주택 매수심리가 회복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22주 연속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째 주(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3으로, 전주(87.4) 대비 0.9p 상승했다. 2월 넷째 주(66.3) 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일 기준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852건으로,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3000건을 넘어섰다. 7월 거래량은 2567건으로 아직 신고 기간(30일 이내)이 남았기 때문에 최종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주담대 금리도 안정권에 접어 들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큰 폭을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9000억원 늘어난 106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지난 4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주담대가 7조원 증가했고, 이는 2020년 2월(7조8000억원) 이후 3년 4개월만에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 육박하고,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까지 오르면서 영끌족들의 이자 부담과 부실 위험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지난 4일 기준 4.08~6.937%로 집계됐다. 하단이 4%대로 올라오고 상단은 7%대에 근접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p(포인트)·0.5%p 인상될 때마다 가계의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각각 16만1000원·32만2000원 오를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하반기 금리 상승 국면이 본격화하면 이자 부담이 커진 영끌족들의 매출 출회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리해서 집을 산 영끌족들 가운데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보유한 주택을 급매로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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