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 최원종 사이코패스 검사했더니…'측정 불가' 왜?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이 10일 경기 성남시 성남수정경찰서에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22)이 진행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결과가 '측정 불가'로 나타났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과는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된 최원종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평가 대상에 적합하지 않아 사이코패스 성향 여부를 논단할 수 없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경찰은 최원종을 검거한 이후 사이코패스 평가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프로파일러와 3차례 면담을 실시했다. 통상 대상자 면담과 객관적인 자료로 피의자를 먼저 파악하기 때문이다. 정신과 진단력이 있거나 현재 정신증이 있으면 이 요인을 염두에 두고 평가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이어 지난 6일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진행했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모두 20개 문항으로 공감부족, 충동성 등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수화한다. 40점 만점 중,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항목은 △대인관계 △정서적문제 △생활방식 △ 반사회성이다.

하지만 최원종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를 진단받은 바 있다. 2015년부터는 2개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먹기도 했다. 수사 과정에서 정신증인 '피해망상'도 나타나 결과 측정 자체가 불가하다고 결론 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흔히 정신질환자가 사이코패스 성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은 범죄를 저질렀을 때 가지지 못하는 죄의식, 범죄를 저지르는데 아무런 감정이 없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망상은 어떤 정신적인 질환에 의한 것이므로, 최원종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정 불가' 상태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59분쯤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흉기를 휘둘러 14명을 사상케 한 혐의를 받는다.

차량을 몰고 서현역 인근 인도로 돌진, 보행자 5명을 덮친 다음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시민 9명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이후 출동한 경찰에 오후 6시5분 체포됐고 지난 5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 10일 살인예비·살인미수·살인 등 혐의로 검찰 송치됐다.

최원종은 10일 오전 9시쯤 검찰 송치를 위해 성남수정경찰서를 나서면서 "피해자에게 죄송하다. 구치소에 가서 반성문을 쓰겠다"며 "몇 년 동안 스토킹 피해를 당했고 괴로웠다"고 말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