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석유' 리튬 생산시설 짓는 포스코이앤씨…해발 4000m 악조건 '구슬땀'

황보준엽 기자 2023. 8. 1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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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K-건설]⑭2030년까지 연산 10만t 시설 건설
'이차전지 사업' 뛰어든 그룹…포스코이앤씨, EPC로 보조

[편집자주] 국내경기의 침체와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건설수주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우리경제에 큰 공헌을 했던 건설업계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런 해외건설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원팀코리아'를 통한 세일즈 외교에 주력하고 있다. <뉴스1>에선 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다변화, 고수익 전략을 끌어 나가는 해외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새로운 방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상공정 1단계 전경./포스코이앤씨 제공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대한민국의 지구 반대편의 나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와도 1800㎞ 이상 떨어진 살타주(州)에선 포스코이앤씨가 커머셜 플랜트(Commercial Plant) 1단계 상공정 공사에 한창이다.

커머셜 플랜트(Commercial Plant) 1단계 상공정은 리튬 화합물의 일종인 인산 리튬을 연산 2만5000톤(t) 규모로 생산하는 시설이다.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 전경,/포스코이앤씨 제공

◇'실패' 전망에도 포스코 '뚝심으로'…예상보다 매장량도 6배 많아

사업은 포스코그룹이 지난 2018년 살타주에 위치한 염호(塩湖)를 3300억원에 사들이면서부터 시작됐다. 인근에 풀 한포기 자라지 않아 스페인어로 '죽은 남자'라는 의미인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라고 불리는 이 염호는 불모의 땅으로 통했다.

처음에만 해도 부정적인 이름과 같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됐다. 오히려 실패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잭폿'을 터트렸다.

서울 면적의 3분의 1인 1만7500ha 규모에 달하는 이곳의 리튬 매장량은 인수 당시 추정치(229만톤)보다 6배가 많은 약 1350만톤에 달한다. 이는 약 3억70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수치다.

다만 리튬을 추출하기 위해선 변환 등 다양한 과정을 필요하다. 염수를 퍼올린다고 해서 바로 '하얀 석유'라 불리는 리튬이 되는 것이 아니다. 추출된 리튬 화합물을 리튬 이차전지용 원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선 탄산 리튬 또는 수산화 리튬으로 변환해야 한다.

포스코이앤씨가 하는 일이 이 같은 공정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회사는 1단계 상공정 공사에 이어 변환을 가능하게 할 하공정도 살타주 인근 구에메스(Guemes) 산업단지에 건설 중이다.

인산리튬을 생산하는 공정이 상공정, 인산리튬을 수산화리튬이나 탄산리튬으로 변환하는 공정이 하공정이다.

◇고산병 등 '악조건' 뚫고 정상 공정…2024년 상반기 준공

공사 과정은 순탄치 않다. 오히려 악조건이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다. 해발 4000미터 가까이되는 고지대인 탓에 극심한 고산병 또는 저산소증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엔 숨도 쉬기 힘들고 제대로 걷기도 어렵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는 고지대에서 7일을 근무하고 저지대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는 교대근무를 시행 중이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고지대 현장에는 응급실, 구급차, 고압산소실 등 의료시설도 갖췄다.

최근에는 고산지대 의료전문가를 초빙해 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건강관리법을 강의하고 건강 관련 고충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포스코이앤씨는 전했다.

자재를 나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트럭으로 건설 자재와 생산된 리튬을 실어 날랐는데, 이곳 염호에서 살타까지 8시간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악조건에도 포스코이앤씨는 공정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커머셜 플랜트 1단계 공사는 2024년 상반기 준공할 예정이며, 지난해 12월부터는 10억9000만달러 규모의 2단계 리튬 공장 프로젝트도 가동했다. 3·4단계 증설 작업도 2030년까지 마무리짓고 생산량을 연산 10만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생산 상공정 1단계 공장 조감도./포스코이앤씨 제공

◇EPC로 '이차전지' 사업 보조…"리얼밸류 실현"

포스코이앤씨는 그룹의 이차전지 사업 성공을 위해 철강·에너지 플랜트 EPC 역량을 바탕으로 보조를 맞춰나갈 계획이다. 이차전지 사업의 원료 투입, 생산 공정, 제품 자동 창고 및 부대설비 등 설계, 기자재 공급, 시공에 이르기까지 EPC 사업 전반을 맡는다.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A&C 등 여러 그룹사와의 협력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인 음극재 생산 공장건설에 EPC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또 양극재의 수요 급증에 대응해 신속한 공장 증설을 위한 Pre-con, Big Room, BIM 활용과 포스코퓨처엠과의 협업으로 공장 간섭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는 등 공정 로스(Loss)를 최소화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국내에선 연간 9만톤가량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생산공장 인 '광양 양극재 공장 2,3,4 단계 공장'을 증설했으며, 세종시 첨단산업단지에 연간 2만톤의 (천연)음극재를 생산하는 2-1단계 공장을 건설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그룹사와 동반성장하는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이차전지 사업의 시공 뿐아니라 기술 로드맵 실행력 강화, 설비 기본 설계 등 자력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고 프로세스 검증 및 시운전 지원 등 업역도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의 비전에 발맞춰 리얼밸류(Real Value)를 실현하고 이차전지 EPC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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