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나가도 방심 금물…'A형간염·피부염·모기매개 감염병' 주의보

천선휴 기자 2023. 8. 1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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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이 전국에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부으며 한반도 남북을 관통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의료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수인성 감염병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연구 결과 물 피해 가정 아이들은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1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곰팡이 등이 보이지 않더라도 물 피해가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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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한 10일 오후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 마을이 침수돼 119특수구조대가 고무보트를 이용해 물이 불어난 마을을 수색하고 있다. 2023.8.1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이 전국에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부으며 한반도 남북을 관통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의료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수인성 감염병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아토피 피부염 등 높아진 습도로 인해 악화하는 질환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태풍 후 특별히 주의하고 관리해야 할 감염병과 질환을 소개한다.

◇집에 물 안 샜어도 '아토피 피부염 조심하세요’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겐 무엇보다 습도 관리가 중요하다. 습도가 높아도, 낮아도 증상이 악화된다. 김지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습도를 항상 40~50%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 “땀을 많이 흘려 땀샘에 땀이 차거나 습도가 높아져 증상이 나빠지면 가려움증이 심해지니 올바른 샤워법으로 잘 씻고 보습제를 잘 발라주고 염증 발생 초기에 약을 써 증상을 가라앉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집 안에 얼룩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천장이나 벽, 창문 틈 등에서 곰팡이가 진행 중인 경우가 많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2016년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아토피 진단을 받은 아이 52명의 가정을 찾아 적외선 카메라로 측정한 결과 31곳(59.6%)이 물 피해를 겪고 있었다. 피해 가구 중 19곳에서만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물 얼룩이나 곰팡이 등이 확인됐다. 특별한 징후가 없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연구 결과 물 피해 가정 아이들은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1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곰팡이 등이 보이지 않더라도 물 피해가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강타한 10일 오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에서 주택가 침수로 출동한 소방대원이 배수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2023.8.10/뉴스1

◇A형간염,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등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태풍이 지나간 후 하수 등으로 인해 오염된 물이나 맨손으로 만진 음식물을 먹어서 발생한다. 때문에 올바른 손 씻기가 매우 중요하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라면서 “손바닥 손등 손가락 엄지손가락 손톱 밑 등을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물에 닿거나 냉장이 유지되지 않은 음식은 먹지 않아야 한다. 물은 끓여 먹거나 생수 등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렙토스피라증, 파상풍, 접촉성 피부염

물에 잠긴 도로를 지났거나 수해 복구 작업을 할 때 노출된 피부나 상처를 통해 발생한다. 폭우가 쏟아진 후 외부에 노출된 물은 쉽게 말하면 하수에 오염된 물이다. 하수에 오염된 물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비롯해 여러 유해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방수 처리가 된 보호복과 장화,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물에 노출된 피부는 반드시 깨끗한 물과 비누로 씻어내야 한다. 특히 작업 시 큰 상처가 생기거나 작업 후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

태풍 후 작은 물웅덩이가 만들어지면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가 증식해 모기 매개 감염병이 확산한다. 수해 복구를 할 때 물이 고여 모기가 증식할 수 있는 빈병, 폐타이어 등은 없애는 게 좋다. 또 외부 작업 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긴팔, 긴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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