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S+] '300단 낸드 시대' 연 SK하이닉스… 더 뜨거워진 적층 경쟁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낸드 컨퍼런스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에서 321단 1Tb(테라비트) TLC 4D 낸드 샘플을 공개했다.
올해 3월 반도체 학회에서 321단 낸드 관련 논문을 공개한 데 이어 5개월여 만에 샘플을 선보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의 완성도를 높여 2025년 상반기부터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메모리 업계에서 300단 이상 낸드의 구체적인 개발 경과를 공개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플래시 메모리로 스마트폰, PC 등 다양한 IT 기기의 저장장치로 활용되며 최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의 개발과 함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까지만해도 낸드는 평면 공간에 최대한 셀을 많이 배열하는 방식으로 개발돼 왔다. 배선폭을 줄여 메모리 밀도를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셀들 사이가 가까워 지면서 간섭현상이 발생했고 15nm 노드 근처에서 스케일링 한계에 도달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일본 도시바가 2007년 부터 셀을 위로 쌓는 방식의 3차원(3D) 낸드 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3년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24단(1세대) 3차원 V낸드 제품을 발표하며 낸드 시장의 근본적인 전환을 이뤄냈다.
삼성전자는 1세대 3D 낸드 제품을 선보인 이후 2014년 32단 2세대에 이어 48단(3세대), 64단(4세대), 92단(5세대), 100단 이상(6세대)까지 세계 최초 기록을 갈아치우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2019년 세계 최초로 128단 낸드 개발에 성공하며 판도가 바뀌었다. 2020년엔 미국 마이크론이 176단 낸드를 최초로 선보이며 최고층 타이틀을 가져왔다.
적층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7월 마이크론이 232단 제품으로 200단 이상 시대의 문을 열자 한달 뒤 곧바로 SK하이닉스가 238단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36단으로 추정되는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적층 단수 만으로는 기술 우위를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낸드 적층 기술은 가장 아래에 있는 셀과 맨 위층에 있는 셀을 하나의 묶음(구멍 1개)으로 만든 싱글 스택과 묶음 두 개를 하나로 합친 더블 스택으로 구분된다.
셀을 묶는 구멍을 적게 뚫을 수록 데이터 손실이 적고 전송 속도가 빨라 싱글 스택이 더블 스택보다 더 우수한 기술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72단 제품부터 두 차례에 나눠 뚫은 후 이를 쌓는 '더블 스택'을 활용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128단을 한 번에 뚫는 '싱글 스택'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들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삼성전자는 V낸드의 단수가 높아짐에 따라 3차원 스케일링 기술로 셀의 평면적과 높이를 모두 감소시키고 셀의 체적을 줄이면서 생기는 간섭 현상을 제어하는 기반 기술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내년 300단대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해 주도권을 탈환할 계획이다.
해외 기업들도 속속 경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4월 218단 낸드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론도 내년 이후 300단대 낸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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