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노리는 K-동박…IRA 혜택 받으면 미국서 노다지 캔다

한재준 기자 2023. 8. 1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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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유럽 수급불균형에 2분기 실적 부진…북미·유럽 투자 주력
동박 IRA 핵심부품 지정 가능성…"세부지침 이후 북미 투자 발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로이치 하이엔드 동박 생산공장 조감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제공)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중국발 공급과잉과 유럽 지역 수급불균형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든 국내 동박 기업이 북미·유럽시장 확대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최근 배터리 소재인 동박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핵심 부품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미 생산거점 확보에도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52억원) 대비 94% 감소한 1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동박 판매량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해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보다 늘어난 1982억원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이 악화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13.5%를 기록한 뒤 매분기 하락, 올해 2분기에는 0.8%에 그쳤다.

SKC의 동박 계열사인 SK넥실리스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96억원) 대비 98.6% 급감했다. 매출액은 1796억원으로 전년 동기(1995억원) 대비 10.0% 감소했다. 유럽 지역 수요 부진과 글로벌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전지박 시장은 올해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27년까지도 공급량이 수요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도 올해 전지박 공급량이 수요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미와 유럽 지역은 내년부터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초극박·고연신·고강도 동박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동박 기업들은 자사의 하이엔드 제품을 앞세워 북미와 유럽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수주잔고 목표 금액을 15조원으로 설정, 2025년에는 20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지역 생산거점인 스페인 공장은 애초 계획보다 생상능력을 확대해 설립할 방침이다.

SK넥실리스 정읍 공장.(SKC 제공)

SK넥실리스는 올해 하반기 동박 판매량을 상반기 대비 50% 늘리겠다고 제시했다. 신규 배터리사와 OEM(완성차) 배터리 합작공장 등 6개 고객사와 신규 계약을 추진해 연내 고객사도 15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SKC는 수주 확대를 통해 북미와 유럽 수요 비중을 현재 48%에서 9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북미 생산거점 설립도 추진한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가 '2023년 핵심 소재'(Critical Materials)에 동박의 원료인 구리를 포함하면서 북미 생산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박 제조 기업인 솔루스첨단소재는 일찌감치 캐나다 퀘벡주에 부지를 매입, 올해 하반기 착공식을 연다.

미 에너지부는 이번 핵심 소재 목록에 따라 IRA 48C 조항에 따른 세액공제 적용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48C 조항은 청정 에너지 제조 및 재활용과 핵심 소재 정제·가공 관련 설비투자에 최대 30%의 투자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리가 핵심 소재는 물론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목록에도 포함된다면 동박도 IRA 핵심부품에 지정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리가 핵심 광물로 지정되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일정 비율 이상을 생산해야 IRA 소비자세액공제(30D)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동박 또한 핵심 부품으로 지정된다면 북미에서 일정 비율 이상 생산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 기업이 북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IRA 공급망 요건을 쉽게 충족할 수 있는 데다 해외우려단체(FEOC) 규정에 따라 중국 동박 기업의 진출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동박 업계 관계자는 "구리가 핵심 광물로 지정된다면 동박도 IRA 핵심부품에 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며 "북미 투자는 IRA 세부지침이 발표되는 10~11월 이후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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