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이정재 도움도 마다해"…'보호자' 정우성 감독, 클리셰 한계도 막을 수 없는 뚝심(종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청춘의 얼굴이었던 스타에서 충무로의 기둥이 된 명배우로 성장한 배우 정우성(50). 그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신인 감독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10년 만에 출소해 자신을 쫓는 과거로부터 벗어나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보호자'(정우성 감독, 영화사 테이크 제작)에서 평범한 삶을 꿈꾸는 남자 수혁을 연기함과 동시에 첫 연출 도전에 나선 정우성. 그가 10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가진 화상 인터뷰를 통해 '보호자'의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소화한 과정부터 촬영 중 겪은 고충을 모두 털어놨다.
'보호자'는 1994년 영화 '구미호'(94, 박헌수 감독)를 시작으로 청춘의 이름 '비트'(97, 김성수 감독), 한국 버디 영화의 효시 '태양은 없다'(99, 김성수 감독), 지극한 순애보 '내 머리 속의 지우개'(04, 이재한 감독), 웨스턴 액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08, 김지운 감독), 휴먼 드라마 '증인'(19, 이한 감독), 액션 첩보 '헌트'(22, 이정재 감독)까지 세대 불문, 장르 불문한 열연을 펼쳐온 국내 대표 배우 정우성이 데뷔 29년만에 첫 연출 도전에 나선 작품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캐스팅 1순위 스타였던 정우성은 뮤직비디오와 단편 영화 연출로 오랫동안 연출 준비를 이어갔고 마침내 '보호자'를 꿈을 이뤘다. '보호자'는 감독 정우성이 각색부터 캐스팅, 후반 작업까지 온전히 책임진 영화로 늦여름 관객을 찾을 예정. 연출과 동시에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게 된 후 모든 걸 정리하고 평범하게 살겠다고 결심하는 남자 수혁으로 열연을 펼쳐 눈길을 끈다.
정우성 감독은 "'보호자'는 거창한 의도와 지향점으로 만든 영화는 아니다. 시나리오 각색을 하면서 느껴지는 캐릭터의 색깔이 확연해졌고 캐릭터가 가진 결핍이 무엇인지 명확해지면서 거기에 색을 입혀나가는 과정을 거친 영화다. 지금 감정으로는 시원한 느낌이 든다. 현장에서 같이 참여한 동료나 스태프들에게 이런 스타일의 감독도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촬영이 끝난 뒤 인정받은 느낌이 있어서 만족한다. 영화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과정 속에서 개인적인 만족감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어제(9일) 시사회가 내 인생에서 가장 떨린 순간이 아닐까 싶다. 시사회를 끝내고 난 뒤 개운해질 것 같았는데 한편으로는 끝나고 나니 더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감독 정우성의 언어를 담고 싶었는데 그것을 영화에 담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물론 '보호자'가 개봉한 이후 평가에 대해 속상해하거나 마음 아프기보다는 많은 분에게 호감으로 작용할지를 걱정하고 있다. '보호자'는 영화가 새롭고 개성이 강한 영화다. 짧은 예고를 봤을 때 특정 영화라는 생각을 할 텐데 그걸 어떻게 깰지도 고민도 됐다. 정우성 감독다운 모습을 만들어야 했다. 이 영화 산업에서 긍정적으로 '보호자'가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고 곱씹었다.
제작 초반 '보호자' 출연 제안이 먼저였고 이후 연출자가 부재하면서 감독 제안을 받게 된 정우성 감독은 "연출 제안을 받고 고민은 1도 안 했다. '보호자' 제작자는 연출이 부재하면서 난감해질 수 있는 상황이 펼쳐졌는데 내가 연출을 하겠다고 하니 흔쾌히 받아줬다. 하지만 연출을 결정한 이후 고민이 커진 부분도 있다. 클리셰 한 스토리를 가지고 연출한다는 게 큰 도전이었다. 정우성다움인지 모르겠지만 나다운 시선과 고민을 담아서 완성도가 어느 정도 이뤄진다면 도전의 의미를 나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클리셰에 대한 우려에 정우성 감독은 "영화인으로서 반항심이 있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요소로 한국 영화에 대한 말이 많지 않나? 영화인으로서 영화 소재에 접근할 때 이 과정이 정당한지 고민하는 편이다. 많은 레퍼런스를 다시 촬영해 마치 붙여놓는 것 같은 영화를 두고 클리셰라는 수식어를 붙이는데 사실 클리셰라는 단어만으로도 새로운 도전이 상실된 느낌이 들었다. 관객이 질책한다면 받아들이겠지만 영화인으로서, 또 영화를 오래 하고 싶은 사람으로 새로운 도전은 늘 어렵지만 그럼에도 도전이 있을 때 새로운 발전이 있고 끊임없는 가능성을 주는 것 같다"며 "시나리오를 읽고 내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보통 감독들은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스태프와의 원활한 소통을 명목으로 레퍼런스를 많이 수집한다. 하지만 나는 연출부에게 처음으로 내린 지시가 레퍼런스를 모으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 시나리오가 필요한 영상과 이미지는 시나리오 안에서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미션이 있었다. 그것을 찾아가려고 노력했다. 그게 '보호자'다운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감독으로서 힘들었던 과정에 대해서는 오히려 없었다고 명쾌하게 답한 정우성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촬영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분은 있었다. 개인적으로 힘들었을 때는 촬영이 한창일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상을 치르고 곧바로 현장으로 돌아와 촬영을 이어가야 했다. 굉장히 타이트한 예산에서 진행되던 프로젝트라 내 개인사로 하루 이틀 촬영을 미루는 것조차 큰 누가 되는 것 같았다. 심적으로는 '너 이래도 되느냐'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보호자' 홍보를 위해 유튜브 '경영자들'부터 쿠팡플레이 시리즈 'SNL 코리아' 시즌 4까지 출연하며 열정을 드러낸 정우성 감독은 "어떤 측면에서 내 모습이 진지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웃음 코드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일을 즐기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다. 나와 가까이 일하는 동료는 나의 실없는, 끊임없는 농담을 많이 봤을 것이다. 다른 영화를 홍보할 때도 사실 홍보 목적 보다는 홍보를 핑계로 이 기회에 관객과 다른 모습으로 소통할 수 있어 내가 더 즐겼던 것 같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등 사회적 이슈에 내 이름이 계속 오르면서 더 진지한 이미지로 각인된 것 같다. 진지한 모습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시답잖은 모습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웃었다.
지난해 '헌트' 개봉 당시 정우성과 함께 영혼을 간 홍보를 이어간 동료 이정재에 대해서도 "이정재가 도움을 준다고 해도 말리는 상황이다. '헌트' 때는 영화를 해서 함께 할 수 있었다. 영화 홍보의 목적도 있지만 너무 오랜만에 같이 작업을 해서 그 시간을 많은 분과 공유하고 싶었다. 언제 또 같이 영화를 할 기회가 올지 몰라서 더 많은 것을 하려고 했다. '보호자'는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최대한의 콘텐츠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호자'는 정우성,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이엘리야, 박유나 등이 출연했고 정우성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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