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來 괴리율 최고’ 삼성전자 투자하고 싶다면 보통주보다 우선주
본주 대비 저평가된 우선주, 상대적 강세 가능성
금리 인하·하반기 호실적 등 우선주에 유리한 환경 조성돼
삼성전자 보통주와 삼성전자 우선주(이하 삼성전자우)의 가격 차이가 2019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보통주의 상승을 우선주가 따라가지 못하면서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의 가격은 4000원도 채 차이가 안 날 정도로 서로 붙어있었지만, 현재는 보통주가 우선주보다 1만원 이상 비싸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저평가됐다는 뜻으로, 삼성전자를 눈여겨보는 투자자라면 우선주에 주목할 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의 괴리율((보통주-우선주)/보통주*100)은 18.28%로 2019년 9월 2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일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의 종가는 각각 7만1100원, 5만8100원이었다. 이후 소폭 줄긴 했지만 괴리율은 여전히 17%대를 유지 중이다.
‘삼성전자’가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주식인 보통주이고, ‘삼성전자우’가 삼성전자의 우선주다. 우선주는 배당 또는 회사의 잔여 재산의 분배에 우선적 지위가 있는 주식이다. 의결권은 없지만 보통주보다 배당을 더 많이 받고 회사가 도산할 경우 보통주보다 먼저 회사의 남은 재산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덩치가 큰 만큼 배당총액이 국내 상장기업 중 가장 많지만, 배당 매력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적만큼 늘지 않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21조5050억원이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지난해 54조7300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배당은 주당 1416원(우선주 1417원)에서 2020년 주당 2994원(우선주 2995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다시 보통주 1444원, 우선주 1445원으로 코로나19 전 수준으로 역행했다.
올해는 특히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배당은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95.5% 감소한 6402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이하로 떨어진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분기 역시 지난해 2분기보다 95.26% 줄어든 6685억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하반기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7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D램, 낸드플래시 재고는 5월 피크를 기록한 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생산량 하향 조정을 지속해 재고 정상화를 가속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5조원을 전망한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에 대한 기술 경쟁력이 재부각되고 하반기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주가 더 매력적인 이유는 금리 하락 사이클 진입이다. 최근 들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위 인사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BC와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미 끝났을 수 있다”고 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도 “현재 기준금리는 최고치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하락 시기엔 은행에 돈을 맡겨도 큰 이자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배당의 매력이 보다 커진다. 실제 코로나19로 기준금리가 0%대던 2021년 9월 9일 삼성전자 종가가 7만5300원일 때 우선주는 7만1700원까지 따라붙은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도 우선주를 사들이고 있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우를 15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우선주의 가격이 본주보다 뒤처지면서 배당을 중시한 외국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우와 삼성전자의 주당 배당금은 비슷한 수준이나 두 주식의 가격이 크게 벌어진 만큼 같은 투자금으로는 우선주에 투자했을 때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우선주가 가격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점은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하는 요인이다. 보통주보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적어 주가의 출렁임이 크다. 삼성전자의 상장 주식 수는 59억6978만주인데 반해 삼성전자우는 7분의 1 수준인 8억2288만주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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