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과 부담 털고 다시 뛰는 손흥민, 8시즌 연속 10골+첫 우승 도전
노팅엄 황의조·브렌트포드 김지수 EPL 첫 도전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31)이 9번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시즌을 치른다. 부상과 부담을 털어낸 손흥민은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함께 프로 첫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13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브렌트포드와의 2023-24시즌 EPL 개막전을 통해 새 시즌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손흥민에겐 의미가 있는 새 출발이다.
그는 지난 시즌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시즌 도중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과 후반기 초반 마스크를 차고 뛰었다. 또한 시즌 내내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하다 시즌이 끝난 뒤엔 수술대에 올랐다.
멘털도 많이 흔들렸다. 손흥민은 2021-22시즌 EPL서 23골을 기록,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럽 5대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득점왕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뛴 지난 시즌에는 더 커진 견제와 높아진 기대 속에 큰 압박감을 느꼈고 결국 EPL 10골로 시즌을 마감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을 회상하며 "턴, 달리기, 슈팅 등 모든 것에 영향을 줬다. 걸을 때 통증 없어 신나게 경기장에 갔지만 준비 운동을 위해 그라운드에 서자마자 좌절했다. 모든 동작이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또한 정신적으로도 "솔직히 주변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을 때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시즌 종료 직후 스포츠 탈장 수술을 한 그는 현재 100% 회복했다. 득점왕 출신이라는 부담감 또한 이제는 크게 극복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내 모습이 모두가 알고 있는 손흥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최고의 시즌은 아니었지만 가장 많이 배운 한 해였다.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재도약을 천명한 손흥민은 8시즌 연속 10골을 노린다. 이는 EPL에서 8시즌 이상 뛸 만큼 꾸준히 경쟁력을 입증받아야 하고, 10골을 넣을 만큼 득점력도 갖춰야 이룰 수 있는 대기록이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부침이 적잖았음에도 시즌 막바지인 4월에만 4골을 몰아치는 뒷심을 발휘해 기어이 두 자릿수 득점(10골)을 완성했다.
새 시즌 소속 팀 토트넘은 큰 변화를 겪었다. 수비에 중심을 뒀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떠나고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수비 조직력면에선 다소 아쉬움이 있으나, 공격적 성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령탑이다.
토트넘은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인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전에서 라인을 올리고 공격적으로 맞서며 5-1 대승을 거둬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손흥민은 첫 우승에도 도전한다.
2010-11시즌부터 유럽 5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2020-21시즌 리그컵에서 준우승한 것이 최고 성과다.
이번 시즌 유럽 클럽 대항전에 불참하는 토트넘은 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리그컵에만 나선다.
팀당 38경기를 치르는 EPL에서는 4연패를 노리는 맨시티를 비롯해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쟁쟁한 경쟁 팀을 제치고 우승하기가 쉽지 않지만,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하는 FA컵과 리그컵에서는 충분히 우승도 노려볼 수있다.
손흥민 외에도 3명의 한국 선수가 새 시즌 EPL을 누빈다.
2021-22시즌 임대로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었던 황희찬(27)은 어느덧 EPL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낸다.
그동안 좋은 활약으로 상승세를 탈 때마다 부상이 덮쳐 아쉬움이 있었던 황희찬은 이번 시즌엔 꾸준히 그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황희찬은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스타드 렌(프랑스)전에서 득점포를 가동,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 울버햄튼은 15일 오전 4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개막전을 치른다.
다만 울버햄튼은 최근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경질하고 게리 오닐 감독을 새롭게 선임, 다소 어수선한 상황에서 새 시즌에 나선다. 황희찬으로선 초반부터 좋은 활약으로 새 사령탑의 눈에 들 필요가 있다.
EPL에서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선수도 있다. 바로 노팅엄 포레스트의 스트라이커 황의조(31)와 브렌트포드의 수비수 김지수(19)다.
황의조는 노팅엄 이적 후 곧바로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 FC서울로 임대되며 EPL에 설 기회가 없었지만, 이번 시즌엔 프리시즌에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데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방대한 스쿼드의 노팅엄은 여전히 포워드만 6명이나 돼 황의조는 험난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노팅엄은 12일 오후 8시30분 아스널 원정을 떠난다.
김지수는 우선 브렌트포드 B팀에서 시작하지만, 언제든지 콜업돼 EPL 무대에 오를 여지가 있다.
김지수는 2023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 활약을 바탕으로 곧바로 빅리그로 이적한 케이스다. 만약 김지수가 개막전부터 기회를 얻는다면 대선배 손흥민과 '코리안 더비'를 펼치게 된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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