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연장 계약 1순위 전망… 美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 보내는 것 상상 어려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는 우울한 2023년을 보내고 있다. 최근 2~3년간 특급 선수의 영입, 핵심 선수들의 장기 계약으로 전력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생각한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기세를 몰아 올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대권 도전에 나섰다.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에 가깝다.
샌디에이고는 10일(한국시간) 현재 55승60패(.478)로 지구 4위에 머물고 있다. ‘타도’의 대상으로 여겼던 LA 다저스가 여러 악재들을 극복하고 승률 0.593을 기록하며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다저스만 넘어야 하는 게 아니다. 샌프란시스코(.539), 애리조나(.496)도 샌디에이고보다는 위에 있다. 이미 다저스와 경기차는 13경기까지 벌어져 기적이 일어나야 추월이 가능한 수준이다.
3장이 주어지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7위에 머물고 있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인 마이애미(.517)와 경기차는 4.5경기. 아직 해볼 만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많은 팀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전후로 5할 승률에 도전하며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지만 최근 4연패로 승패마진은 다시 -4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의 ‘셀러’가 될 수도 있었다. 당장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좌완 선발 블레이크 스넬과 리그 정상급 마무리 조시 헤이더, 그리고 2024년 시즌을 끝으로 FA 시장에 나가는 후안 소토가 모두 매물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포기하지 않은 샌디에이고는 오히려 최지만 등을 영입하며 계속 달려보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그후 성적이 좋지 않아 애가 탄다.
만약 샌디에이고가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하지 못할 경우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이미 샌디에이고는 3억 달러 혹은 그에 버금가는 장기 계약자가 셋(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매니 마차도‧잰더 보가츠)이나 있다. 조 머스그로브, 다르빗슈 유,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다. 이미 팀 페이롤이 사치세 기준까지 치솟은 가운데 스넬과 헤이더, 그리고 소토를 어떻게 할지도 고민이다.
고민은 또 있다. 2024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김하성(28)이 대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총액 2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인센티브가 총 400만 달러 있고, 5년차 상호 옵션(700만 달러)이 있다. 그러나 현재 김하성의 활약을 고려할 때 김하성이 5년차 옵션에 동의할 가능성은 ‘제로’다. 이미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고, 총액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10일까지 시즌 110경기에서 타율 0.288, 출루율 0.384, 15홈런, 2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35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의 붙박이 리드오프가 된 지 오래다. 수비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선정이 보여주듯 이미 리그 최고다. 올해도 OAA, DRS 등 여러 수비 지표에서 메이저리그 2루수 부문을 리드하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묶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리그 최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시장에 나가면 몸값이 감당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 팀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2024년 이후 FA 시장은 유격수가 부족하다는 점에서도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올 시즌 뒤 연장 계약을 제안해 김하성을 눌러 앉히는 게 이득이다.
다만 이미 팀 페이롤이 높은데다 스넬, 헤이더, 소토의 거취와 맞물려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잡고는 싶은데 사치세를 피하고 싶은 팀 사정상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고, 게다가 시장 상황까지 다 봐야 하기 때문이다. 장기 계약 고액 연봉자들이 더러 버티고 있어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 데니스 린 또한 김하성의 연장 계약이 반드시 필요하기는 하지만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린은 11일 독자와 질의응답 코너에서 FA 자격을 앞둔 팀 스타들의 계약 전망에 대해 ‘세이들러(사장)와 프렐러(단장)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샌디에이고가 지출을 아끼지는 않을 것으로 본 가운데 ‘지금으로서는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의 궁극적인 장기 계약 가능성 측면에서 언급된 다른 선수(소토, 스넬, 헤이더)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린은 ‘샌디에이고는 확실히 소토, 스넬 및 헤이더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할 수 있다’면서 샌디에이고가 세 선수를 모두 붙잡을 수 있는 재정적 묘수를 마련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시장 요인과 급여 고려 사항 및 로스터의 조합이 그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하성에 대해서는 ‘그(김하성)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김하성도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여전히, 그리고 아마도 그는 다른 세 선수만큼 많은 돈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샌디에이고가 생산적이면서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2024년 시즌 이후 내보낼 것이라 상상하기 어렵다’고 샌디에이고가 일단 답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내다봤다.
김하성이 잘하고 있다고는 해도 소토만큼 몸값의 총액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이미 김하성의 가치를 확인한 샌디에이고로서는 잔류에 총력을 다할 가능성이 크다. CJ 에이브람스(워싱턴) 등 팜의 내야 유망주들도 이미 많이 트레이드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김하성을 대체할 선수조차 마땅치 않다. 어쨌든 이제 모든 선택권은 김하성이 쥐고 있다. 김하성이 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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