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조선인 학살 부른 ‘가짜뉴스’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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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인 1923년 9월1일 오전 11시58분, 일본 도쿄 등 관동(간토)지역 땅이 크게 흔들렸다.
우경화한 일본 사회에서는 '당시 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그는 '경찰 민영화: 일본의 경찰, 조선인 학살 그리고 민간 경비회사'(2019년) 논문에서 당시 자경단은 경찰 민영화의 한 사례라며 이들 행위를 정당방위라고 옹호한다.
조선인들이 먼저 방화, 약탈 등에 나섰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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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지진, 학살 부정의 진상
램지어 교수의 논거를 검증한다
와타나베 노부유키 지음, 이규수 옮김 l 삼인 l 1만8000원
100년 전인 1923년 9월1일 오전 11시58분, 일본 도쿄 등 관동(간토)지역 땅이 크게 흔들렸다. 규모 7.9 강진에 건물 수십만채가 파괴되고 불길에 휩싸였다. 계속된 여진과 화재로 도쿄 인구 60%가 집을 잃고, 10만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아비규환 속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뿌렸다’ ‘조선인이 사람을 죽이고 약탈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자경단이 꾸려져 조선인 사냥에 나선다. 그렇게 재일조선인 6천여명(추산)이 목숨을 잃는다. 관동대학살이다.
우경화한 일본 사회에서는 ‘당시 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이에 호응하는 이들도 있다. 2020년 “위안부는 계약에 의한 매춘부였다”는 논문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경찰 민영화: 일본의 경찰, 조선인 학살 그리고 민간 경비회사’(2019년) 논문에서 당시 자경단은 경찰 민영화의 한 사례라며 이들 행위를 정당방위라고 옹호한다. 조선인들이 먼저 방화, 약탈 등에 나섰다는 얘기였다.
‘관동대지진, 학살 부정의 진상’은 그런 램지어의 주장이 얼마나 타당한지 분석한다. 40년 동안 ‘아사히신문’ 기자이자 논픽션 작가로 활동해온 저자는 램지어 주장의 근거인 당시 조선인에 관한 언론보도들을 분석, 검증한다. 통신 등이 마비된 상황에서 발행된 기사들에는 검증되지 않은 유언비어가 그대로 실렸고, 일본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게 결론이다. 100년 전에도 ‘가짜 뉴스’가 문제였던 셈이다.
18일 오후 4시 서울 종로 전태일기념관에서는 저자 초청 북토크가 열린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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