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라의 ‘비밀 소스’, 그리고 겸손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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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작지만 강한 나라', 인구나 영토 등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력은 강한 나라란 개념에 익숙합니다.
대국들 사이에 낀 지정학적 운명 아래 "작지만 강한 나라"가 되자는 주장은 정치 성향을 떠나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명제입니다.
작은 나라의 '비밀 소스' 가운데 하나로 꼽힌 '겸손'에서 그 간극의 정체를 가늠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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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작지만 강한 나라’, 인구나 영토 등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력은 강한 나라란 개념에 익숙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대국들 사이에 낀 지정학적 운명 아래 “작지만 강한 나라”가 되자는 주장은 정치 성향을 떠나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명제입니다.
제임스 브라이딩의 ‘너무 작아서 실패할 수 없는 국가’(에피파니)는 핀란드, 싱가포르, 아일랜드, 덴마크 같은 작은 국가들의 전략을 탐구한 책입니다. 지은이는 “더 작고, 더 민첩하고, 덜 이질적인” 작은 나라가 국민에게 더 나은 교육, 평등, 경제적 부를 제공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 주장합니다. 국가 규모가 작을수록 외부 환경에 더 크게 노출되기 때문에 더 분산적인 사회 시스템, 높은 개방성, 교육과 혁신 등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너무 작아서 실패할 수 없는 국가’(TSTF·Too Small To Fail)라는 정의 자체입니다. 얼핏 서로 같은 말 같지만, ‘작지만 강하다’와 ‘너무 작아서 실패할 수 없다’ 사이에 어떤 간극이 느껴집니다.
작은 나라의 ‘비밀 소스’ 가운데 하나로 꼽힌 ‘겸손’에서 그 간극의 정체를 가늠해봅니다. 지은이는 ‘나’의 취약함을 인정하는 대신 ‘우리’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도록 만드는 출발점으로 겸손이란 가치를 강조합니다. 겸손해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협력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작지만 강한 나라’라면서도 은근슬쩍 ‘작음’보다 ‘강함’에 더 방점을 찍으면, 비교 우위만을 따지는 경쟁 논리 아래 ‘나’는 결코 ‘우리’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겸손해지는 게 필요합니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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