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류, 기후변화 덕분에 종을 넘은 사랑 이뤘다
[앵커]
현생 인류에는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다른 호모 종의 유전자가 섞여 있지만, 그동안은 다른 호모 종과 어떻게 유전적 교류가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었는데요.
그런데 서식지가 다른 두 호모 종의 만남이 이뤄진 원인이 '기후변화'였다는 사실을 국제연구팀이 밝혀냈습니다.
양훼영 기자입니다.
[기자]
현생 인류의 유전자에는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 이외에도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DNA가 일부 섞여 있습니다.
다른 호모 종 사이에 교배가 있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이미 화석 '데니 '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만남이 이뤄졌는지는 지금까지 밝혀진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국제 공동연구팀이 커다란 기후변화로 인해 두 호모 종이 만나는 장소와 시기가 결정됐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우선 지구 자전축과 공전궤도 변화로 인한 천문학적 변동과 온실가스 농도 등을 이용해 기후 모델링을 만든 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300만 년 동안의 기온, 강수량 등의 기후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화석과 유전자 자료를 결합하니 네안데르탈인은 온대림과 초원지대를, 데니소바인은 툰드라, 냉대림과 같은 추운 서식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서식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 결과, 간빙기에 네안데르탈인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데니소바인을 만났습니다.
그 시기가 9만5천 년 전과 12만 년 전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유전적 자료와 일치했습니다.
[악셀 팀머만 / IBS 기후물리연구단장 :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수록 유럽에서 유라시아로 온대림이 확장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두 호모 종은 유라시아에서 더 많이 만나고, 유전적인 교배를 통해 아이를 낳았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기후변화가 인류의 유전적 다양성과 종 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YTN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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