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정유사들의 효자는 '윤활유'…2분기 7000억원 벌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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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활유가 정유업계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분기 윤활유 부문에서 각 2599억원, 1506억원, 2465억원, 6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유사들이 부진한 2분기 실적을 거둔 상황이어서 윤활유 부문에서의 분전이 눈에 띈다는 평가다.
정유업체들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감소 요인으로 윤활유 마진이 개선됐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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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활유가 정유업계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정유4사에 7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안겨줬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분기 윤활유 부문에서 각 2599억원, 1506억원, 2465억원, 6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3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총 7188억원을 쓸어담았다.
정유사들이 부진한 2분기 실적을 거둔 상황이어서 윤활유 부문에서의 분전이 눈에 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부문에서만 411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연결기준 10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S칼텍스도 192억원의 적자를 보였고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364억원, 361억원에 그쳤다. 정제마진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정유업체들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감소 요인으로 윤활유 마진이 개선됐다"고 입을 모았다. 윤활유를 만드는 원료인 윤활기유 등의 가격이 떨어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기계나 장비의 마찰 완화, 과열 방지, 연비 개선 등을 위해 활용하는 윤활유의 특성상 수요가 꾸준하다는 장점도 있다. 정유와 화학 부문이 글로벌 경기 불안에 따른 수요 부족의 영향을 받은 것과 차이난다.
2분기가 전통적으로 윤활유 성수기이기도 하다. 봄과 여름을 걸치는 동안 드라이빙 시즌이 지속되며 자동차 등을 이용한 이동이 많아지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이동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윤활유 소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수출 역시 선방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윤활유 수출액은 12억7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경유와 휘발유가 26~30% 수준의 수출 감소를 겪었던 것과 차이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본업에서의 부진을 주력 사업이 아닌 윤활유가 방어해준 격"이라고 평가했다. 윤활유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2021년 무렵부터 정유업계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선박, 비행기 등을 이용한 이동이 정상화되기 시작하며 윤활유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서는 고급 윤활유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다. 고급 제품일수록 내연기관 손상을 줄이고 오염물질 배출이 덜하다. 친환경 추세에 발맞춰 윤활유 시장도 고부가가치 위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향후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 이같은 고급 윤활유 시장이 더욱 팽창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기차용 윤활유도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 SK엔무브는 2010년부터 전기차용 제품을 개발해 공급 중이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지난 2월 "배터리 효율 및 안전성을 높이는 전기차용 윤활유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킥스 EV', 에쓰오일은 '세븐 EV' 브랜드를 통해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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