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법 1년… 세계 460개 기업서 219조원 투자 유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 시행 1년을 맞아, 전 세계 기업들로부터 460여 개의 투자 의향서와 함께 219조원(1660억달러)의 투자 발표를 이끌어냈다는 성과를 공개했다. 핵심 안보 물자로 부상한 첨단 반도체 제조 기업을 미국에 대거 유치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목표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9일(현지 시각) 백악관은 반도체 지원법 1주년을 맞아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서를 내고 이 같은 중간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를 발명한 미국은 한때 전 세계 칩의 40%가량을 생산했지만 현재는 10%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미국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 중단에 취약해졌다”며 “법에 서명한 이후 1년간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를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해 166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발표해 오하이오에서 애리조나, 텍사스, 뉴욕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일자리와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 11월 열리는 미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이 핵심 선거 전략인 ‘바이드노믹스(Bidenomics)’ 홍보에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8월 9일 서명한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 확대에 총 520억달러(약 68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반도체 시설 건립과 연구개발(R&D) 등에 지원금을 주고, 반도체 관련 투자 기업엔 25%의 세액 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다만 보조금 수령 조건으로 수익 전망을 초과한 이익 공유, 중국 투자 제한 등 까다로운 조항을 내걸었다.
미국은 현재 42주(州)에서 반도체 지원법 관련 프로젝트를 운용하며 기업들의 투자 의향 신청을 받고 있다. 미국 인텔을 비롯해 대만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이미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거나 제출할 계획이다. 중국에 대한 철저한 제재와 함께 반도체지원법을 시행한 지 1년 만에 전체 보조금 규모의 3배가 넘는 투자 발표를 이끌어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지원법이 미국을 다시 한번 반도체 제조 분야의 리더로 만들고, 전자와 청정 에너지 분야 공급망에 대한 타국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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