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중국 투자 1년새 -76%… 대체 투자처로 인도·동남아 부상
미국 투자 업계는 급속히 얼어붙은 미·중 관계를 감안해 중국 투자를 줄여왔다. 시장조사 업체 S&P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중(對中) 투자는 2021년 대비 76% 줄어든 70억2000만달러(약 9조2500억원) 수준이었고, 투자 건수도 40% 줄어든 208건에 그쳤다. 올 상반기 미국의 대중 투자액 현황은 아직 공식 집계되진 않았지만, 지난해보다도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미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도 중국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미 의회 ‘미·중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는 미국 대표 반도체 회사 퀄컴의 자회사인 퀄컴 벤처스를 포함해 투자회사 GGV캐피털, GSR벤처스, 월든 인터내서널에 서한을 보내 “해당 기업들의 중국 투자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통보했다.
공화당 의원 9명·민주당 의원 7명으로 구성된 특위는 기업들의 ‘잘못된 대중 투자’의 구체적인 예시도 들었다. 퀄컴 벤처스는 지난 6년여간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13곳에 투자한 것 때문에 지적받았다. 대표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중국의 AI·보안 업체 센스타임은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추적 및 신원 판별 시스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다른 투자사들도 안면인식·홍채인식 기술을 이용한 중국 AI 업체 투자, SMIC 등 중국 반도체 회사 투자가 문제가 됐다. 특위는 “(미국 기업의) 투자를 받은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인권침해에 연루됐다”며 “이런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중국의 군사 현대화와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대체하려는 시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투자 업계에선 동남아시아 국가와 인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대형 투자사 KKR은 아시아태평양 일대 사모펀드 업무를 총괄하는 싱가포르 본부에 인도 지역 경영진을 대거 승진 배치했다. 아태 지역에서만 약 20조원 이상 규모 펀드를 굴리는 KKR은 앞으로 인도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 인도 직접 투자액(미 경제분석국 조사)은 2021년 기준 약 450억달러(59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011년(190억달러)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지난 10년 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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