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스라엘, 美 중재로 내년 외교정상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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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오랜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미국의 중재로 내년 중 외교 정상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3개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달라 실제 성사까지는 난항이 예상되지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모두 외교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점이 실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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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무함마드-네타냐후 모두 외교성과 절실해 실현 기대감 높여
WSJ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약 2주 전 사우디 2대 도시 제다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후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향후 9개월∼1년 안에 세부 내용까지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간 이슬람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동시에 ‘시아파 맹주’인 숙적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안보 보장, 민간 원자력 개발 지원 등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무함마드 왕세자와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이 사우디 안보를 보장하고 원자력 개발을 지원하는 대신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사안에서 양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또한 사우디에 감산 조치 철회, 석유 판매 때 중국 위안화가 아닌 미 달러 사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3개국 지도자는 모두 대내외 비판 여론을 무마할 성과가 절실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배후로 비판받아 온 무함마드 왕세자는 ‘냉혹한 독재자’ 이미지를 세탁해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개인 비리로 현직 총리 최초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의회 과반 동의로 무효할 수 있는 ‘사법부 무력화’ 조치를 강행해 국내외의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두 나라는 ‘공통의 적’ 이란의 세력 확장도 견제해야 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고물가, 건강 이상설, 말썽쟁이 아들 헌터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또한 외교 성과가 꼭 필요하다. 특히 최근 중국이 중동에서 부쩍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 이를 견제할 필요성도 크다.
다만 무함마드 왕세자가 미국 측에는 협상에 진지한 태도를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팔레스타인 사안에 강경한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정과 손잡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설사 3개국 정부가 협상을 타결시킨다 해도 미 의회가 원자력 지원이 사우디의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 무함마드 왕세자의 인권 탄압 전력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9일 관련 질문을 받고 “진행 중인 많은 논의가 존재한다”며 성사까지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 와중에 이란도 수니파 이슬람국과 적극적인 관계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이란과 사우디는 올 3월 중국의 중재로 외교 정상화를 합의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 주재 사우디대사관도 7년 만인 6일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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