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한 추종세력이 유엔사 해체 주장”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등 유엔사 주요 간부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사는 대한민국을 방어하는 강력한 힘”이라며 유엔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이종섭 국방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등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유엔사는 73년 전 불법 기습 남침한 북한 공산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 제84호에 따라 창설되었다”며 “유엔사는 풍전등화의 위기 속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지금까지도 한반도 평화 유지의 핵심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고, 전쟁이 발발할 경우 대한민국을 방위하는 강력한 힘”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사의 역할은 유엔 역사에서도 유일하며,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지금도 유엔사를 한반도 적화 통일의 최대 걸림돌로 여기고 있다”며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는 별도의 안보리 결의 없이도 회원국의 전력을 즉각적이며 자동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이것이 북한과 그들을 추종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종전 선언과 연계하여 유엔사 해체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는 이유”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도록 압도적이고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은 강력한 한미 동맹을 핵심축으로 유엔사 회원국들과의 튼튼한 연대를 통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확실히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윤 대통령에게 한 브리핑에서 “동맹과 함께 싸우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딱 하나, 동맹 없이 싸우는 것”이라는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며 유엔사 존속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또 유엔사 참여 희망국이 많은지를 묻는 참석자들에게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 볼 때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은 유엔이 승인한 정당한 선거를 통해 수립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점을 언급했다고 한다.
유엔사는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일본 도쿄에서 창설돼 1957년 7월 서울 용산 기지로 옮겨온 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미국·영국·호주 등 6·25 참전국 중심의 17국으로 구성돼 평상시 정전 협정·체제를 유지·관리하는 임무를 하고, 한반도 전면전 시엔 전력(戰力) 제공국에서 병력과 장비를 받아 한미연합사의 작전을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일본 요코스카 등 후방 기지(주일 미군 기지) 7곳이 유사시 전력 제공국의 병력·장비가 들어오는 통로로 활용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자유총연맹 연설에서 전(前) 정부를 겨냥해 “반국가 세력들은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 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했다. 종전이 정식 선언되면 유엔사의 법적 존재 근거와 역할이 소멸할 수밖에 없고 이는 북한에만 이로운 상황이라는 뜻이다. 윤 대통령의 이런 인식에 비춰 현 정부가 유엔사 재활성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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