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在日 독립유공자, 고국으로 모셔온다
일본에 생존해 있는 유일한 독립유공자인 오성규(100) 애국지사가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부는 10일 “박민식 장관이 1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정부 대표로 일본을 방문해 일본 내 유일한 생존 독립유공자이자 광복군인 오성규 애국지사를 영주 귀국의 목적으로 오는 13일 국내로 모실 계획”이라고 밝혔다.
1923년생으로 올해 100세인 오성규 지사는 일제 강점기 ‘주태석’이라는 가명으로 중국 만주 펑톈(奉天) 소재 동광중학을 중심으로 이영순, 조승회 등과 비밀 조직망을 만들어 항일운동을 전개했다.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난 오 지사는 중학교 졸업을 앞둔 16세엔 중국 충칭(重慶)의 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했다. 광복군에 들어가선 김구 선생을 만나 인사도 했다고 한다. 1945년 5월 한미합작 특수훈련(OSS 훈련)을 받고 국내 진공(進攻) 작전을 준비하던 중 8월 15일 광복을 맞았다.
광복 후에도 오 지사는 교민 보호와 선무공작을 위해 조직된 한국광복군 군사 특파단의 상해지구 특파단원으로 활동했으며,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오 지사는 지난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광복군 자원 입대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가 독립해야 하지 않느냐”며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11일 일본에 입국하는 정부 대표단은 도쿄로 이동해 오 지사를 위문하고 자녀들과 면담을 통해 국내로 모시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 대표단은 현지에서 먼저 오 지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귀국에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13일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그를 국내로 모실 계획이다.
이번 정부 대표단의 방일은 2018년 배우자의 사망 이후 아파트에 홀로 거주 중인 오 지사가 올해 초 “생(生)의 마지막은 고국인 대한민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국가보훈부에 밝히면서 이루어졌다. 보훈부 관계자는 “오 지사는 일본에서 자녀를 낳고 정착하셨지만 배우자가 돌아가신 뒤 고국인 한국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돼 뒤늦게 귀국을 결심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훈부는 오 지사의 입국 후 서울 중앙보훈병원에서 건강 상태를 정밀 검진, 건강 상태에 따라 보훈요양병원 등에서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고로 예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지사는 건강상 이상이 없으면 15일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오 지사의 영주 귀국에 따라 국내 생존 독립유공자는 김영관 지사 등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나게 됐고,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는 미국에 이하전 지사만 남게 됐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일본에 계신 마지막 생존 독립유공자이신 오성규 지사님을 직접 찾아뵙게 되어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지사님께 무한히 감사드리고 대한민국에서 본인의 소원대로 마지막 여생을 편안히 보내실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 대표단은 오 지사의 영주 귀국 지원 외에도 도쿄에 있는 이봉창 의사의 순국지인 이치카야형무소 터와 재일학도의용군 충혼비를 참배하고 재일본 YMCA 회관 내 기념자료실 등 독립운동 유적지를 답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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