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 모인 아프리카 22개 공관장, 6·25 때 ‘253전 253승’ 전설의 부대 추모

양지혜 기자 2023. 8.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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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장관과 함께 기념비 헌화

박진 외교부 장관과 아프리카 주재 22개 재외공관장이 9일(현지 시각)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6·25전쟁 참전 용사 기념비를 방문해 헌화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 국가 중에선 유일하게 유엔군 일원으로 한국에 지상군을 파병한 나라다. 아디스아바바에서 아프리카 지역 공관장회의가 열린 까닭에 박 장관과 공관장들의 단체 참배가 이루어졌다.

박진(왼쪽에서 둘째) 외교부 장관이 에티오피아의 6·25전쟁 참전기념비 참배를 마친 뒤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들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외교부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때 6037명(사망 122명, 부상 536명)을 한국에 파병했다. 당시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직속 부대로서 최정예 전력을 자랑하는 황실 근위대였다. 셀라시에 황제는 유엔의 요청을 받고 파병할 대원을 선별하면서 ‘강뉴 대대’라는 칭호를 붙여줬다. 강뉴(Kagnew)는 에티오피아어로 ‘초전박살’과 ‘혼돈에서 질서를 확립한다’는 두 가지 뜻을 지닌다. 공산 세력의 침략을 격파하고 혼돈에 빠진 한국을 구원하라는 황제의 명령을 부대 이름에 담았다.

한반도에서 강뉴 부대는 이름에 걸맞게 ‘253전 253승’이라는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개전 초기 강뉴 부대를 눈여겨보지 않았던 유엔사령부도 나중에는 이들의 전투력을 인정해 가평·춘천 등 격전지에 투입했다. 현재 에티오피아에는 70여 명의 참전 용사가 생존해 있는데, 참전 용사들은 1974년 군부 쿠데타로 왕정이 무너지고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반역자로 몰려 큰 고초를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박 장관은 에스테파노스 메스켈 한국전 참전용사회장 등과의 간담회에서 6·25전쟁 당시 에티오피아의 활약상을 경청했다. 박 장관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 평화, 번영은 참전 용사들이 흘린 피에 기초한 것”이라며 “한국은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수교 60주년이자 6·25전쟁 정전 70주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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