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선은 ‘블루 푸드’, 수산물 소비 늘려야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2023. 8.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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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을 일정하게 먹지 않으면 담배를 피우는 만큼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임상영양학지(AJCN)에 발표된 논문의 내용이다.

최근 수산물 소비 위축에 대한 걱정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인당 가장 많은 수산물을 소비하는 나라이고, 인구 2000만명이 넘는 OECD 국가 중에서 1인당 수산물 생산량도 가장 많은 국가이다. 우리나라 음식 문화가 다른 나라와 결정적으로 차별화되는 것도 다양한 수산물 요리가 있다는 것이다. 멸치, 김, 오징어채, 새우, 젓갈, 미역, 조개 등은 거의 매끼 식사에서 볼 수 있는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해산물이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횟집을 포함한 수산물 요리 전문점의 수가 약 5만6000개에 달한다. 이는 국민 1000명당 1.12개의 수산물 요리 전문점이 있는 셈이다. 전국 치킨집 수가 4만3000개 정도라고 하니 우리 국민의 엄청난 수산물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또 수산물 요리 전문점 종사자만 약 16만명이고 그 매출액만 12조원에 달한다.

양만 많은 것이 아니다. 수산물이 국민 건강에 기여하고, 타 식품 대비 탄소 경쟁력도 높아 미래 식량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수산물은 ‘블루푸드’로 불리면서, 친환경적이고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수산물은 식량으로서 중요한 기능뿐만 아니라, 필수아미노산, 오메가-3, 아연, 비타민 D 등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과 무기질의 좋은 공급원으로서도 훌륭한 식품이다.

다수의 국내외 연구를 통해 수산물의 심혈관질환 예방과 영양학적 우수성이 증명되고 있다.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서는 오메가-3, 비타민 A 및 B12, 칼슘, 요오드, 철분, 아연 등 주요 영양 성분이 높은 식품들을 분석한 결과, 여러 수산물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건강식품으로서의 우수성을 증명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수산물은 다른 동물성 단백질 대비 낮은 탄소 배출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식품 공급이 가능하기에 환경적인 가치도 매우 뛰어나다. 해면 양식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축산업 대비 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어선 어업으로 잡은 어류도 육류에 비해 1~1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결과도 있다. 만약 미국인이 소고기로 섭취하는 단백질의 10%만 굴 단백질로 대체하면, 자동차 1080만대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수산물의 건강 식품으로서의 가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가치 등으로 인해 UN 등 국제기구에서도 수산물을 지속가능한 먹거리로 인정하고 있으며, 많은 문화권에서도 수산물은 인기 있는 식품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시 국민이 수산물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소식은 매우 걱정스럽다.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우리나라 해역과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어 안전하다는 과학적 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 걱정은 여전히 크다. 이럴 때일수록, 생산자들은 최고 품질의 수산물을 길러내고, 정부는 안전과 위생을 보장하며, 전문가들은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수산물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수산물 소비 위축은 생산자뿐만 아니라 5만6000곳에 달하는 수산물 요리 전문점 종사자의 생계를 위협할 수도 있다. 또 건강에 탁월한 수산 식품을 먹지 못한 국민 전체, 특히 미래 세대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국민께 소상하게 알려주는 것은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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