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안한 ‘LPG 추진선 국제 기준’ 승인됐다
한국이 주도한 액화석유가스(LPG) 추진 선박 국제 가이드라인이 국제해사기구(IMO)의 공식 승인을 받았다. 그동안 친환경 선박 중에서 LNG(액화천연가스)나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선박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있었지만 LPG 추진선은 없었기 때문에 선박 발주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LPG 추진 선박에 대한 국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서 관련 시장 성장이 예상되고, 특히 우리나라가 가이드라인을 주도한 만큼 수주 경쟁에서도 한층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IMO 제107차 해사안전위원회(MSC)는 LPG 추진 선박에 대한 국제 가이드라인을 승인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우리나라 해양수산부가 2019년 ‘화물컨테이너 운송 전문위원회(CCC)’에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4년간 IMO 회원 195국의 검토와 보완을 거쳐 친환경 LPG 선박 기준으로 잠정 승인됐고,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 의견을 모아 제시한 LPG 선박 설계·장비 기준이 IMO 조항에 반영됐다”며 “LPG 추진선 발주가 늘면서 한국 조선사 수주에 유리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LPG는 수소나 전기 등 미래 친환경 연료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선박유(벙커C유)보다 이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 황산화물·미세먼지 배출이 거의 없어 탄소 배출 규제 대응에 적합하다. 연료 보관·운반이 쉽고 전 세계에 LPG 터미널이 광범위하게 구축돼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LPG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던 한국은 그동안 친환경 LPG 선박 개발·상용화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선해양 산업 핵심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1MW(메가와트)급 엔진의 LPG 고압연료 분사장치 기술 개발을 완료했고, 올해 하반기 LPG 하이브리드 추진선 진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에선 LPG를 연료로 하는 선박에 대한 건조 기준이 없었는데 국제 기준이 마련되면서 기술력을 가진 한국 조선사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친환경 선박에서 LPG 추진선 비율은 3%에 그쳤다. 92%를 차지한 LNG 추진선에 이어 앞으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한국 조선사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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