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정치양극화 원인이 양당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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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하는 무당층 비율이 31%나 된다.
잠정적으로 정치양극화의 원인을 '양당제'보다는 집권당과 반대당으로 양분하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권력구조에서 찾거나 진영대결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치환하는 '유교적 정치문화'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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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하는 무당층 비율이 31%나 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양극화한 진영정치의 슬픈 자화상', 즉 정치양극화에 실망하고 반발하며 이탈하는 중도층 민심을 보여준다.
정치양극화란 중도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지면서 두 진영이 더욱더 극좌와 극우의 양극단으로 분극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극단화는 칼 슈미트가 말한 '적과 동지의 구별'처럼 자신의 외부에 타도해야 할 적(敵)을 상정하면서 동질성의 논리 아래 내부 이견과 차이를 무시함으로써 다양성 실현을 억압한다.
오래전부터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정치양극화를 국민 분열의 주범으로 보고 이것을 극복하자고 한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정치양극화의 원인진단을 놓고 이견 차이를 드러냈기에 그 극복이 쉽지 않았다. 단적으로 소선거구제를 반대하고 다당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호하는 진영은 정치양극화의 원인을 '양당제'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정말 정치양극화는 양당제 때문일까. 잠정적으로 정치양극화의 원인을 '양당제'보다는 집권당과 반대당으로 양분하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권력구조에서 찾거나 진영대결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치환하는 '유교적 정치문화'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인과론적으로 볼 때 소선거구제와 친화적인 양당제가 정치양극화의 원인이 아니라는 반증 논거는 많다.
한국행정연구원이 밝힌 '한국의 정치양극화 현황과 제도적 대안에 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볼 때 양당제가 원인이라면 왜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의견이 55.4%나 되겠는가. 또한 바람직한 정당체제에 대한 답변에서 '양당제, 다당제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왜 56.2%나 되고, 다당제와 친화적인 비례대표 확대에 부정적인 의견이 51.1%나 되겠는가. 그리고 '중위투표자 정리'(median voter theorem)로 유명한 경제학자 앤서니 다운스가 왜 '극단적인 양당제'가 아닌 중도수렴의 '온건한 양당제'에서 정치양극화가 개선돼 정치안정화와 민주주의 안정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겠는가.
많은 정치학자에 따르면 정치양극화는 국민들의 정서와 이념은 중도로 수렴하는 데 정치엘리트들이 민심과 다르게 '강성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적 극단주의'를 추구할 때 발생한다. 이런 진단이 정치양극화의 본질이라면 그 해법은 간단하다. 중도층 민심을 배제하거나 잘게 쪼개는 전략적 극단주의를 멈추고 다양성의 담지자인 중도적 유권자층에게 다가가는 '중도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정치양극화의 원인을 외부 양당제에서 찾기보다는 중도화를 막는 정당 내부노선에서 찾고 이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정의당이 '민주당 이중대 노선'과 '진보 대 보수의 이분법'을 폐기할 때, 그리고 여야가 당론의 이름으로 한목소리를 내게 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공천 불이익을 주는 '강제당론제'를 폐지할 때 다양성이 실현된다. 특히 당대표와 대통령 측근 중심의 공천방식을 폐지하고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할 때 다양성이 실현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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