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안 하면, 못 뛴다" 회장의 경고에도 음바페는 '무시'→재계약 거절+잔류 선언...2024년 이별 '확실'
[포포투=한유철]
킬리안 음바페는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의 경고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음바페는 차기 발롱도르 후보 1순위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의 뒤를 이어 세계 축구를 이끌어 갈 자원으로 평가받으며 엘링 홀란드와 결성한 라이벌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완성된 모습을 보였다. 모나코에서 데뷔한 음바페는 2016-17시즌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를 제압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이에 2017-18시즌 PSG로 임대 이적했고 2018-19시즌엔 1억 8000만 유로(약 2610억 원)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발생시키며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오버페이가 될 수 있었다. 재능은 확실했지만, 검증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PSG는 음바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메시, 네이마르, 세르히오 라모스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초호화 군단 속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지워지지 않았다. 통산 260경기 212골 98어시스트. 그 누구보다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그렇게 PSG는 음바페를 중심으로 착실하게 새 시즌을 준비했다. 오랜 숙원인 UCL 제패를 하기 위함이다. 프랑스 리그에선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지만, UCL에선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19-20시즌 UCL 결승에 진출하긴 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패하며 꿈은 좌절됐다.
이에 이번 시즌 리빌딩을 단행했다. 메시, 라모스 등 베테랑 선수들이 빠져나갔지만 이강인을 비롯해 셰르 은두르, 뤼카 에르난데스, 마누엘 우가르테,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코 아센시오 등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또한 우스만 뎀벨레의 영입도 확실시되며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슈퍼스타로 떠오른 곤살로 하무스를 데려왔다. 여기에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랑달 콜로 무아니 영입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큰 장애물을 마주했다. 음바페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그의 발언이 화근이 됐다. 지난해 여름 PSG와 계약을 체결한 음바페는 내년 여름이 되면 자유계약(FA) 형태가 된다. 계약 내용엔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PSG는 그와 이 조항을 발동하길 바랐다. 하지만 음바페는 최근 구단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지난 6월 자신의 SNS를 통해 "음바페는 구단에 2025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을 발동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는 음바페의 계약이 2024년 6월에 만료되는 것을 의미한다. PSG는 음바페를 이적료 없이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음바페는 새로운 계약을 맺지 않는 이상 매각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PSG는 분노했다. 옵션이긴 했지만, 이들은 음바페가 2025년까지 팀에 남을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이에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은 성명문을 통해 실망감을 표했고 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이번 여름 나가라고 그를 압박하기까지 했다.
음바페의 미래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와 연관되기 시작했다. 당연했다. 음바페는 지난해 여름 PSG와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레알 이적이 유력했다. 카림 벤제마의 후계자를 찾고 있던 레알이 그에게 접근했고 선수 역시 레알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고 레알의 많은 선수들 역시 음바페의 영입을 환영했다.
그러나 잔류를 택했다. PSG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등 많은 사람들이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음바페는 PSG에 남았고 레알은 배신감을 느꼈다. 그들은 음바페를 향한 관심을 철회했지만, 최근 그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기 시작하면서 식었던 관심을 재점화하기 시작했다.
이적설 초기, 레알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음바페와 PSG의 관계는 점점 악화됐다. 최근엔 음바페가 구단을 저격하는 발언까지 했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와프랑스 풋볼이 수여하는 2022-23시즌 베스트 프랑스 선수에 선정된 음바페는 이후 인터뷰에서 PSG를 언급하며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는 발언을 했다. 그는 "내 생각에 PSG에서 뛰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이들은 분열을 일으키는 팀이다"라며 다소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결국 PSG는 최후통첩을 하기까지 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PSG는 음바페에게 7월 31일까지 미래를 결정하라고 요구하는 3페이지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라고 전했다.
이어 "레퀴프가 처음 보도한 바와 같이 PSG의 편지에는 음바페가 공개적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말함에 따라 구단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과 이러한 문제는 사적으로 남아야 한다는 것, 여름 이적시장 때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이 잘못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31일까지 재계약을 할지 말지 결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을 끝으로 편지는 마무리됐다"라고 덧붙였다.
구단의 압박에도 음바페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그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했다. 이에 PSG 역시 결단을 내렸다. 음바페를 본격적으로 매각 리스트에 올린 것이다. 이번 여름 아시아 투어를 진행했고 명단에 음바페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로마노는 그가 공식적으로 매각 리스트에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약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다. 음바페가 이탈한다면, 전력이 크게 약화되는 것은 분명했기 때문이다.'CBS 스포츠'의 벤 제이콥스에 따르면, PSG는 음바페에게 내년 여름 '일정한 금액'으로 팀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을 포함해서 재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떻게든 이적료를 회수하고자 하는 PSG의 마지막 제안이었다. 하지만 음바페는 단칼에 거절했다. 제이콥스는 "음바페는 계약 연장과 관련해 PSG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이제 '이적'은 불가피한 현상이 돼버렸다. 이에 여러 구단이 그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첼시 임대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최근 수많은 유럽 선수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사우디도 음바페 영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음바페는 사우디 대변인과 만남을 가지지도 않았다. 스페인 매체 '렐레보'는 "음바페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남은 1년을 사우디에서 보내는 것보다 PSG 벤치에서 보내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PSG는 자신들의 구상에서 음바페를 완전히 제외시켰다.'레퀴프'는 PSG가 음바페 없이 팀을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더 이상 그를 플랜에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PSG의 수뇌부들은 음바페 없이 시즌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레알도 움직임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준비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레알은 음바페 영입을 위해 1억 8000만 유로에 달하는 제안을 준비했다고 전해졌다. 이는 PSG가 2018-19시즌 음바페를 영입할 때 투자했던 금액 그대로였다. PSG 입장에선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제안은 이뤄지지 않았다. 레알은 언제든 제안을 할 준비를 마쳤지만, 한 가지 조건이 부합해지길 바랐다. 바로 음바페의 입에서 "떠나고 싶다"라는 발언이 나오는 것. 레알은 그때부터 본격적인 영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는 현실화되지 못했다. 음바페가 '잔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음바페는 이번 여름 이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계약을 다 마칠 계획이며 이를 알 켈라이피 회장에게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회장의 경고도 소용 없었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르트'에 따르면, 알 켈라이피 회장은 음바페에게 계약을 하지 않으면, 경기에 못 뛴다라고 말했지만 음바페는 그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구단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음바페. 2023-24시즌 그가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2024년 여름 레알로의 이적은 거의 '확실'한 듯하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