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가도 되는 걸까...토트넘 '뮌헨 영입 제안' 허락했지만, 정작 케인은 고민 '너무 늦은 걸까' 고민 중'
[포포투=한유철]
토트넘 훗스퍼가 허락했음에도, 해리 케인이 고민을 하고 있다.
2022-23시즌 토트넘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호기롭게 무관 탈출을 목표로 했지만, 실패했다. 모든 컵 대회에서 탈락하며 무관이 확정됐고 리버풀, 브라이튼, 아스톤 빌라에 밀려 리그 8위에 오르며 유럽 대항전 진출 자체가 좌절됐다.
이에 착실히 새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콘테 감독이 떠난 자리는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채웠고 '임대생' 데얀 쿨루셉스키와 페드로 포로를 완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또한 제임스 메디슨, 굴리엘모 비카리오, 마노르 솔로몬, 미키 반 더 벤까지 영입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가장 큰 문제가 남아 있다. 2023-24시즌 토트넘의 성적을 좌지우지할 만큼 큰 문제다. 바로 '에이스' 케인의 미래.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케인은 이번 여름 내내 이적설에 연관됐다.
토트넘에 없어선 안 될 선수다. 2013-14시즌 1군에 이름을 올린 후, 10년 동안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2010년대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만큼 화려한 개인 커리어를 자랑한다. 득점왕도 여러 차례 올랐고 지미 그리브스를 넘고 토트넘 역대 득점 1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득점 2위라는 지표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보여준다.
하지만 우승 경력은 전무하다.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단 하나의 메이저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물론 기회는 있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위까지 경험했지만 그 위로 올라서진 못했다.
이것이 케인의 발목을 잡았다. 세계 최고의 선수지만, 우승 경력이 없다는 것이 그를 평가절하하게 했다. 케인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처음엔 괜찮았다. 나이가 어렸던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우승컵이 따라올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가 들어 올린 트로피는 이벤트성 매치인 아우디 컵이 유일했다. 이는 그에게 '큰' 놀림거리로 다가왔다.
결국 이적을 모색했다. 케인은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으로 가기를 원했다. 2021년엔 스트라이커 보강을 노린 맨체스터 시티와 접촉했고 협상은 진전을 보였다. 하지만 다니엘 레비 회장의 완강한 태도가 이적을 방해했다. 그는 케인의 이적료로 막대한 금액을 요구했고 맨시티는 난색을 표했다. 결국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빅클럽의 관심은 끊이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PSG) 등이 그를 영입 리스트에 올렸다.
가장 유력한 팀은 맨유였다. 지난겨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떠나보낸 맨유는 대체자로 케인을 낙점했다.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던 탓에 매각 가능성은 충분한 듯했다. 하지만 레비 회장이 문제였다. 그는 같은 리그 내 라이벌에 팀의 에이스를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맨유는 그런 토트넘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케인을 향한 관심을 철회했다.
이후 레알이 접근했다. '에이스' 카림 벤제마가 사우디로 떠난 탓에 공격 보강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케인 영입을 시도했다. 레알은 막대한 자금을 통해 케인 영입을 추진했지만 레비 회장이 요구하는 금액은 그들의 생각 범위를 넘어섰다. 그렇게 레알도 경쟁에서 발을 뺐다.
맨유와 레알이 떠난 후 이적설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뮌헨이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면서 다시금 그의 미래가 주목을 받았다. 물론 맨유와 레알이 그랬듯, 뮌헨 역시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칼 하인츠 루메니게 전 의장까지 직접적으로 거래에 관여했다. 뮌헨의 주요 목표는 케인 영입이다!"라고 알렸다.
뮌헨은 끈질겼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직접 케인과 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독일 매체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에 따르면, 투헬 감독이 런던에 있는 케인의 집에서 만남을 가져 이적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비밀 회담 소식에 레비 회장은 분노했다. 이에 케인과 재계약으 통해 이적설 자체를 종식시키고자 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현재 케인은 20만 파운드(약 3억 3582만 원)의 주급을 받고 있다. 토트넘은 이보다 더 높은 새로운 계약을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케인은 이를 거절했다. '가디언'은 "케인은 지금 당장 토트넘의 제안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으며 이적시장이 열려 있는 동안에는 토트넘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케인이 간접적으로 이적 의지를 밝힌 상황. 이에 뮌헨은 더욱 적극적으로 영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관심을 인정하기도 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는 "우리가 케인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울리 회네스가 말한 모든 것이 맞다"라고 밝혔다. 뮌헨의 울리 회네스 명예회장은 케인이 이적을 원한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냈고 가족과의 대화가 잘 진행됐다고 말한 바 있다.
뮌헨은 쐐기를 박고자 했다. 이에 토트넘과 3차 미팅 일정을 잡았고 여기서 이적에 대한 확신을 얻고자 했다. 로마노는 지난달 "뮌헨 이사회는 레비 회장과 만나 케인 영입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예정된 미팅 날짜는 금요일이다"라고 밝혔다. 이 회담에서 케인 영입과 관련한 최종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었다.
미팅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레비 회장의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연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레비 회장이 협상을 더욱 유리하게 끌기 위해 일부러 이러한 결정을 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뮌헨 관계자들은 여유로웠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자신들의 영입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뮌헨의 추가 제안이 도착했다. 레비 회장의 요구 금액보다는 살짝 적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금액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또다시 거절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레비 회장은 뮌헨이 설정했던 데드 라인을 무시했다. 뮌헨은 금요일 자정을 데드 라인으로 설정했지만, 레비 회장은 뮌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뮌헨을 떨쳐낼 순 없었다. 다시 한 번 금액을 높여 추가 제안을 할 계획이었다. 영국 매체 '타임스'는 8일(이하 한국시간) "뮌헨은 9450만 파운드(약 1585억 원)로 금액을 늘려 케인에 대해 제안을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레비 회장의 요구에 점점 가까워지는 상황. 토트넘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타임스'는 "토트넘이 케인의 매각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결국 뮌헨이 이겼다. 토트넘은 뮌헨의 끈질긴 태도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10일 "뮌헨이 케인 영입과 관련해 토트넘과 합의를 이뤄냈다. 이적료는 1억 유로 이상이다"라고 밝혔다. 이제 모든 결정은 케인의 손에 달려 있다. 온스테인 기자는 "케인은 토트넘을 떠날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케인의 결정이 이뤄진다면, 다음 과정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급작스러운 소식이었다. 뮌헨이 아무리 끈질겨도 레비 회장의 완강한 태도를 바꾸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이는 케인도 마찬가지였다. 토트넘에서의 새 시즌을 준비하던 케인은 갑자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됐다. 그토록 이적을 바라던 케인이지만, 막상 결정권이 주어지자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이 영입 제안을 수락했다. 케인은 뮌헨으로 이적하기엔 너무 늦은 시기가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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