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새 사령탑 김형영 대표, 고꾸라진 실적 회복 가능할까

이중삼 2023. 8.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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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회원제' 전략, 최저가로 고객 잡을 것"

전자랜드는 지난 1일 김형영 전자랜드 유통사업부 상품팀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오른쪽 위 작은 사진은 김형영 신임 대표. /이중삼 기자·전자랜드

[더팩트|이중삼 기자] 그야말로 '절체절명'(絕體絕命)의 위기에 빠졌다. 경기 불황 여파로 매년 실적은 곤두박질쳤고 앞으로도 어둡다는 시장 전망만 가득하다. 구조조정과 매장 줄이기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안만이 살 길이라는 업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기업은 오히려 매장을 리뉴얼하고 파격적인 전략을 내세워 위기를 탈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이 운영하는 전자랜드 얘기다.

전자랜드는 지난 1일 김형영 전자랜드 유통사업부 상품팀 상무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또 대표 교체와 함께 새로운 전략을 통해 위기 극복에 만전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자랜드는 김 대표 선임 이유로 △상품 전문가 △리더십 등 2가지를 꼽았다. 김 대표는 1994년 평사원으로 전자랜드에 입사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상품 전문가로 통한다. △영업 △상품본부 △유통사업부 등에서 근무했고 입사 3년 만에 부점장으로 승진한 뒤 1988년 부산본점으로 옮겨 이듬해 지점장에 올랐다. 이후 용산본점 상품그룹장과 상품본부장을 역임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김 대표는 1994년 판매 사원부터 시작해 팀장과 지점장, 지사장 등을 거치며 30년간 근무한 '정통 전자랜드맨'"이라며 "상품 전문가로 통하는 만큼 김 대표가 위기에 놓인 전자랜드를 구해낼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으로 김 대표는 상품 부문에서 개발은 물론 다양한 브랜드 상품 소싱 등 다각화 전략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사령탑에 올랐다. 바로 실적 회복을 이뤄내야 하는 미션이다. 실제 전자랜드 실적은 매년 고꾸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전자랜드 매출은 △8504억 원(2020년) △8783억 원(2021년) △7229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66억 원(2020년) △-17억 원(2021년) △-109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전자랜드는 비상장사로 분기 실적 공개 대상은 아니지만 올해 1·2분기 실적도 가전 양판점 시장 침체로 저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전자랜드 매장 수는 △131곳(2021년) △135곳(2022년) △125곳(2023년)이다.

가전 양판점 시장 자체도 암울하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의하면 전체 가전제품 판매액은 △35조4638억 원(2020년) △38조2080억 원(2021년) △35조8073억 원(2022년)으로 좀처럼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8조4482억 원) 대비 올해 1분기는 7조9529억 원을 기록해 4953억 원이 줄었다.

김형영 전자랜드 신임 대표는 실적 회복을 위해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뉴시스

업계에서는 전자랜드 실적 악화 핵심 요인으로 '이커머스 성장'을 들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이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가전 양판점 시장이 축소됐다"며 "특히 소비자들이 매장을 방문해 상담만 받은 뒤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도 온라인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가 꺼내든 파격적인 전략은 유료 회원제인 '랜드500 클럽'이다. 랜드500 클럽은 500가지의 가전제품과 생활용품을 온라인보다 더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살 수 있다. 회원 등급은 연회비(3만 원·5만 원)에 따라 나뉘는데 기존 전자랜드 멤버십보다 최대 20배의 포인트·최대 7% 추가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6곳의 랜드500 매장이 있는데 이달 3개 매장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올해 12~15개 매장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랜드500 매장은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합쳤다고 보면 된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온라인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며 "특히 온라인에서는 불가능한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료 회원제 매장을 운영해보니 고객만족도 높게 나타났다"며 "올해 연말 랜드500에 대한 사업성과를 공개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프라인으로 가전제품을 파는 시대는 끝났다며 유료 회원제 전략으로는 실적 회복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유료 회원제 전략이 확실하게 통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흔해졌는데 가격이 비슷하다면 굳이 직접 매장에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사 플랫폼 구축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실적 회복 방안으로 랜드500 매장에 드라이브를 건 만큼 일단은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쟁사인 롯데하이마트는 구조조정과 매장 효율화 전략으로 올해 2분기 좋은 실적을 거뒀는데 반대 전략을 펼치고 있는 전자랜드가 실적 반등을 이뤄낼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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