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태풍’ 카눈, 11일 3시쯤 휴전선 넘어간다

유태영 2023. 8. 1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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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은 11일 3시쯤 휴전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눈은 지난달 28일 새벽 괌 서쪽 730㎞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한 뒤 'Z'자 형태로 움직이며 대만과 일본에 영향을 준 뒤 한반도에 상륙했다.

카눈은 자정쯤 서울 북쪽 50㎞ 지점을 지난 뒤 11일 오전 3시 휴전선 이북인 서울 북북서쪽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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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은 11일 3시쯤 휴전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오전 9시20분쯤 경남 거제에 상륙해 북서쪽으로 남한 지역을 관통한 지 15시간 만이다. 

태풍이 이렇게 긴 시간 국내에 체류한 것은 이례적이다. 2010년 이후 국내에 상륙한 15개 태풍 중 12시간 이상 국내에 머문 태풍은 2018년 제19호 태풍 솔릭이 유일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한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안현동에서 불어난 물에 도로가 침수, 소방대원이 주민을 대피시키고 있다. 소방청 제공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카눈처럼 커다란 눈을 가진 거대 태풍은 아주 강하지는 않더라도 지속력이 클 수 있다. 카눈은 지난달 28일 새벽 괌 서쪽 730㎞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한 뒤 ‘Z’자 형태로 움직이며 대만과 일본에 영향을 준 뒤 한반도에 상륙했다. 2018년 솔릭 역시 카눈과 비슷한 형태의 태풍이었는데, 솔릭은 한반도를 관통한 뒤 동해상에서 저압부로 소멸하고도 미국 알래스카 인근까지 이동하며 장수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후 9시 기준으로 서울 동쪽 50㎞ 지점을 지났다. 이동 속도는 시속 24㎞로 여전히 느린 편이다.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90hPa(헥토파스칼)과 20㎧로 태풍으로서는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태풍의 눈 주변 나선형 구름대도 거의 와해된 모습이다.

카눈은 자정쯤 서울 북쪽 50㎞ 지점을 지난 뒤 11일 오전 3시 휴전선 이북인 서울 북북서쪽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오전 9시에는 평양 남쪽 30㎞ 지점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하겠다.

카눈은 강원영동과 영남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내렸다. 특히 강원 속초에는 이날 오후 2시5분부터 오후 3시5분까지 1시간에 91.3㎜의 ‘극한호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높아 열과 수증기를 많이 공급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오후 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 일대 주변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속초시 제공
오후 9시 현재 중부지방과 경북에는 태풍 특보가 아직 해제되지 않았고 중부지방에는 여전히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쏟아지고 있다. 또 중부지방과 남부해안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도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카눈은 북한으로 넘어간 뒤에도 후면 구름대가 중부지방에 계속 비를 뿌릴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19시 강원도 통천에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뉴시스=조선중앙TV 캡쳐
충북과 전북에는 11일 새벽까지, 충남에 11일 아침까지, 서울·경기(경기북서부 제외)·강원에 11일 오후까지, 인천에 11일 저녁까지, 경기북서부에 12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추가로 더 내릴 비의 양은 인천·경기서해안·경기북부내륙·서해5도 30~80㎜, 서울·경기남부내륙 5~50㎜, 강원영서북부 20~60㎜, 강원영서중·남부 5~40,㎜ 강원영동 5㎜ 내외, 세종·충남북부 20~60㎜, 대전·충남남부·충북·전북 5~40㎜ 등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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