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기자의 일편車심]가격 경쟁으로 막 오른 ‘전기차 시즌2’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러 해에 걸쳐 폭발적으로 성장해 온 전기차 시장에서 올해 최대 화두는 결국 '가격 경쟁'이 될 모양이다.
가격을 낮추며 전기차 시장의 후발주자들을 누르려는 테슬라와, 내연기관차 판매 수익으로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는 기존 완성차 브랜드가 격돌하는 가운데 자국 기업의 전기차 경쟁력을 평가해 보급 정책을 다시 짜야 하는 각국의 계산까지 맞물린 상황.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테슬라였다. 올해 초부터 미국과 중국, 유럽을 포함하는 주요 시장에서 주력 제품인 ‘모델3’와 ‘모델Y’ 등의 가격을 여러 번 인하했다. 인하 폭도 매번 수백만 원씩으로 상당히 컸다.
장애물 없이 성장할 것 같던 전기차 시장에서 별안간 펼쳐진 가격 경쟁은 전기차가 완성차 시장의 주류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2020년 222만 대 수준이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471만 대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 802만 대 규모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는 약 8000만 대. 전체 완성차 시장의 10%를 돌파하면서 머지않아 내연기관차를 누르고 주류로 올라설 것 같은 기세였다.
하지만 값비싼 소재로 만들어지는 배터리 때문에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얼리 어답터’들은 더 비싼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새로운 수요자로 끌어들여야 할 고객들은 “같은 값으로 훨씬 더 크고 고급스러운 차를 살 수 있는데 왜 굳이 전기차를 사야 하느냐”고 되묻고 있다.
대다수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다른 모델로 생산되는 가운데 국산차 중에는 제네시스가 동일한 모델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함께 판매 중이다. 이들 모델에서 비슷한 사양을 선택했을 때 전기차의 가격은 내연기관차보다 1500만∼2000만 원가량 더 비싸다. 보조금을 받아도 20% 이상 더 비싼 제품이 ‘초기 시장’을 넘어 ‘주류 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의 가격 경쟁은 전기차 확산이라는 달리는 말에 일단 올라타면서 전기차 모델과 판매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던 ‘전기차 시즌1’이 저물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다. 그리고 폭발적인 성장세가 한풀 꺾이는 이 시점에 전기차 산업은 ‘시즌2’로 접어들고 있다.
가격을 낮추며 전기차 시장의 후발주자들을 누르려는 테슬라와, 내연기관차 판매 수익으로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는 기존 완성차 브랜드가 격돌하는 가운데 자국 기업의 전기차 경쟁력을 평가해 보급 정책을 다시 짜야 하는 각국의 계산까지 맞물린 상황. 이런 시즌2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어느 기업과 국가가 전기차 대전에서 승리하고 패배했는지도 윤곽이 드러날 듯하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간당 91mm 극한호우에 잠긴 강원
- 美, 中 첨단산업 ‘돈줄’ 차단… 中 “집단 괴롭힘” 보복 시사
- “내 아이는 왕의 DNA”… 담임을 아동학대로 신고한 교육부 공무원
- “공세적 전쟁 준비” 지시한 김정은, 서울 가리켰다[사설]
- 법인까지 가짜 계약서로 집값 띄우기… 이런 게 민생사기[사설]
- [단독]이화영, 변호인단에 “8일 재판에 혼자 갈 것” 요청했지만 묵살 당해
- 나란히 설화 논란, 김현숙 장관과 김은경 위원장의 운명은?[중립기어 라이브]
- [횡설수설/이정은]‘민원 공화국’의 자구책… ‘내 몸의 블랙박스’
- [오늘과 내일/윤완준]“잼버리 부실, 우리는 왜 몰랐나”
- [단독]전북도, 잼버리 기반시설 공사 농어촌공사에 위탁 추진… 도의회에 막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