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복잡한 지형 뚫다 지쳤다… 카눈, 서울 와서 힘빠진 이유

박선민 기자 2023. 8. 1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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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평양 인근서 소멸할 듯
경기도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태풍 '카눈' 북상과 관련, 대응 상황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 전체를 관통하면서 큰 피해를 낳을 것이라는 기존 우려와 달리, 10일 오후를 기준으로 세력이 약화하면서 소멸 예상 시점과 위치도 앞당겨졌다. 이 같은 세력 약화 원인으로 카눈이 내륙을 통과하면서 따뜻한 바닷물의 힘을 받지 못했다는 점과 한국 지형이 복잡해 마찰을 많이 받았다는 점 등이 꼽힌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오후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를 통해 “태풍 카눈 위력이 중간 정도에서 조금씩 약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예보관은 그 이유로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번째는 카눈이 내륙을 통과하면서 에너지원인 따뜻한 바닷물의 힘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 예보관은 “태풍의 에너지원은 따뜻한 바닷물로,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잠열 방출에 의해서 태풍이 성장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쪽 내륙을 지금 한참 통과하고 있어 바다로부터 열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두번째 원인은 우리나라 지형이 복잡해 태풍이 마찰을 많이 받았다는 점이다. 박 예보관은 “태풍이 회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찰이 적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형이 복잡해 지상에서 마찰이 상당히 많이 일어났다”며 “따라서 태풍이 세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박 예보관은 제7호 태풍 ‘란’이 한국을 지날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북태평양 고기압이라든지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계 상황이 계속해서 변해 아예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 예측대로라면 앞으로 일본 쪽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카눈은 수도권을 지나면서 빠르게 힘을 잃었다. 카눈은 이날 오전 경남 거제 부근에 강도 ‘중’으로 상륙했지만, 내륙을 지나면서 점차 세력이 약화했다. 오후 11 기준 카눈은 서울 북북동쪽 약 40㎞를 지나고 있는데, 최대풍속 초속 19m다. 태풍 강도 ‘중’은 최대풍속 초속 25~32m일 때 해당하며, 초속 17~24m일 경우에는 강도 등급이 정해지지 않는다.

소멸 시점과 위치도 앞당겨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당초 11일 오후쯤 북한 서북부 신의주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앞으로 12시간 이내에 평양 남쪽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11일 오전 3시쯤 서울 북북서쪽 약 80㎞ 지점을 통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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