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중진의乙을위한변명] 혼자 잘살면 재미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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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일본의 수도인 도쿄 시내 한복판 아키하바라에서 '묻지마 살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범인은 트럭을 몰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습니다.
누군가 그와 교감하거나 그의 처지를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지요.
나이가 들어도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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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을까요? 전문가들이 분석한 가장 큰 원인은 ‘사회적 고립’이었습니다. 그를 둘러싼 사회적 연대가 매우 취약했다는 것이지요. 그는 도쿄에서 500㎞ 이상 떨어진 아키타현 출신으로 도쿄 인근에서 혼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그와 교감하거나 그의 처지를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지요.
197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대가족 제도가 주를 이루었지만,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핵가족 제도로 변화했습니다. 지금은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가 보편화되는 추세입니다. 4인 가족도 두세 가구로 나누어 사는 것이 보통이니까요.
나이가 들어도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도 마찬가지고요. 아이를 한 명만 낳는 사람도 많지요. 그러다 보니 정신적 교감이나 사회적 유대는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지요.
저는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을 자주 봅니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가족들에겐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는 집안이 대체로 북적거린다는 것이고, 둘째는 어떤 형태로든 서로간의 교감을 많이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랜 기간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와 동시대를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은 결국 멸종하고 말았습니다. 사피엔스에 비해 사회적 유대의 크기가 매우 작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이지요. 사피엔스는 최대 400명까지 집단을 이루어 살았는데, 네안데르탈인은 기껏해야 7~8명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많은 을(乙)들이 혼자의 노력으로 혼자 갑(甲)이 되는 성공방식은 이제 한계에 이른 것 같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이 증명했고, ‘묻지마 살인’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혼자만 잘살면 재미도, 쓸모도 없다는 것이지요.
양중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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