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주범, 피해자 장기 적출까지 계획했었다

방극렬 기자 2023. 8. 1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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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이경우(왼쪽부터), 황대한, 연지호가 지난 4월 9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뉴스1

‘강남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 이경우(36)가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를 갖고 범행을 계획했다는 공범의 증언이 나왔다. 이경우는 공범들에게 “이 일(살인)을 하려면 죄의식이 없어야 한다”며 “네가 키우는 강아지를 죽일 수 있겠냐”고 말했다고 한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승정)의 심리로 열린 이경우‧황대한(36)·연지호(30) 등 7명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공범 연지호는 이 같이 진술했다.

검찰이 이경우와 범행 모의를 위해 처음 만난 날의 상황을 묻자 연지호는 “이경우가 ‘자기는 북파공작원 출신이라 배웠기 때문에 (살해)할 수 있다’ ‘죄의식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해 확인하고 싶었는지 ‘키우는 강아지를 죽일 수 있겠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경우는 또 피해자를 납치해 코인을 빼앗는 등의 범행을 모의하며 ‘장기 적출’을 언급했다고도 했다. 검찰이 “이경우를 처음 만난 날 장기 적출과 납치, 중국인 등 얘기가 나왔느냐”고 묻자 연지호는 “그렇다”고 했다. 연지호는 이경우와 황대한 등이 피해자를 납치해서, 장기 적출 및 살인을 해줄 중국인에게 넘긴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범행을 실행할 중국인을 구하지 못했다고 연지호는 밝혔다.

이경우는 앞선 공판에서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모의하지 않았고, 살인하려는 의도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반면 연지호는 강도 살인 및 강도 예비 등 혐의를 인정하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이경우 일당이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를 납치할 당시 사용된 차량의 블랙박스 음성이 재생되기도 했다. 파일에는 납치된 피해자가 “사람 살려”라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와 함께 “무엇을 원하세요”, “원하는 걸 말씀해주세요”라고 애원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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