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도 수백명 한자리에…美 한국계 금융인이 고국에 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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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직통한 10일 오후.
미국 월가에서 온 한인 금융인과 국내 기관투자자 수백명이 한 자리에 모여 홀을 꽉 채웠다.
올해 처음 대규모로 열린 KFS 포럼은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계 금융인과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관투자자 간 우호를 증진하는 네트워킹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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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계신 한국인 여러분들은 저희 한국계 미국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뉴욕에 있는 한국계 미국인들 역시 한국인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들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서로 손을 잡아 글로벌 금융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딜을 함께 한다면 한국 금융 리더십에 더 큰 성장과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샌더 허 찰스뱅크캐피탈파트너스 채권 부문 대표)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직통한 10일 오후. 미국 월가에서 온 한인 금융인과 국내 기관투자자 수백명이 한 자리에 모여 홀을 꽉 채웠다.
이날 개최된 '2023 코리아 KFS 포럼'은 KFS(뉴욕한인금융인협회, Korea Finance Society) 주최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렸다.
올해 처음 대규모로 열린 KFS 포럼은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계 금융인과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관투자자 간 우호를 증진하는 네트워킹 행사다. 이 자리에는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를 비롯한 각종 연기금·공제회·증권사·캐피탈사의 기관투자 분야 담당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의 첫 세미나는 엽 킴(Yup Kim) CalPERS(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PE부문장이 맡았다. 스타 기관투자자인 엽 킴 부문장은 5000억달러 규모의 CalPERS에서 사모주식 부문을 전담한다.
그는 "한인들은 글로벌 금융의 모든 분야에서 흥미로운 변곡점을 경험하고 있다"며 "한국의 동료들과 더 강력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상호 성공 촉진을 위한 협력 토대를 쌓기에 이보다 좋은 시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누적 조달금액 50억달러 규모인 원락캐피탈파트너스의 설립자인 토니 리(Tony Lee) CEO(최고경영자)와 샌더 허 찰스뱅크캐피탈파트너스 채권 부문 대표는 금융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본인 인생 경험을 공유했다.
리 CEO는 "저도 과거엔 성실하고 할 일만 하는 전형적인 한국계 금융인으로 조직을 직접 설립할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리먼 사태 이후 기회를 잡았다"며 "힘들 때가 많았지만 이전에 쌓아온 네트워킹을 토대로 조직이 성장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 현지에서 활동하는 여성 금융인의 이야기를 듣는 세션도 마련됐다. 투자은행 트루이스트시큐리티스의 스텔라 터커(Stellar Tucker) 테크 부문 대표와 헤지펀드 프로비던스에쿼티의 리사 리(Lisa Lee) 전무는 동양인이자 여성 금융인으로서 고위급 자리에 오를 수 있던 비결을 소개하며 실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터커 대표는 "여러분의 인생도, 커리어도 길 것"이라며 "실패해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했다. 리 전무도 "비록 실패하더라도 항상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실리콘밸리에서 10억달러를 넘게 조달한 벤처캐피탈 투자사 굿워터캐피탈의 설립자인 에릭 킴(Eric Kim)은 벤처투자 및 성장자본 투자 생태계 트렌드와 투자전략을 소개했다.
KFS는 마이크 주(Mike Joo)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은행 부문 글로벌 COO(최고운영책임자)와 샌더 허 대표가 2009년에 공동 창립한 전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한인 금융인 비영리단체다. 고위급 및 실무자급 현직자 2500여명이 네트워킹,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구축한 커뮤니티다.
KFS는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 대학생을 위한 취업 훈련 프로그램인 'KFS 펠로우십'을 통해 지난 14년 동안 200명이 넘는 월가 현직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KFS 회장직을 맡은 마크 킴 앵커리지캐피탈그룹 이사는" KFS가 'Charity starts at home'('가화만사성'에 상응하는 서양 속담)이란 장기적인 비전 아래 글로벌 한인 금융인과 고국 기관자본 간 의미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는 가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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