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 PSG와 '2024년 이별'은 예정된 일...2년 전부터 여지를 남겼다→이번 여름엔 이적 안해, 내년 FA로 떠날 듯
[포포투=한유철]
킬리안 음바페는 애초부터 2025년까지 파리 생제르맹(PSG)과 동행할 생각이 없었다.
PSG는 활발하게 새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중동 자본의 힘을 빌려 빠르게 성장했고 프랑스 리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리그 제패는 매 시즌 성공하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업적은 아니다. 오랜 숙원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9-20시즌 UCL 결승에 진출하긴 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패하며 꿈은 좌절됐다.
이 흐름을 이번 시즌엔 깨고자 한다. 이에 PSG는 적극적인 리빌딩을 단행했다.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라모스 등 베테랑 선수들이 빠져나갔지만 이강인을 비롯해 셰르 은두르, 뤼카 에르난데스, 마누엘 우가르테,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코 아센시오 등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또한 우스만 뎀벨레의 영입도 확실시되며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슈퍼스타로 떠오른 곤살로 하무스를 데려왔다. 여기에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랑달 콜로 무아니 영입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가장 큰 골칫거리가 남아 있다. 바로 음바페의 미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메시의 뒤를 이어 차기 발롱도르 후보 1순위로 여겨지는 음바페는 PSG의 대표적인 공격수가 됐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모나코 소속이었던 2015-16시즌 10대의 나이로 성인 무대에 데뷔했고 입지를 다졌다. 2016-17시즌엔 UCL 무대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를 제압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이에 2017-18시즌 PSG로 임대 이적했고 2018-19시즌엔 1억 8000만 유로(약 2610억 원)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발생시키며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비싼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PSG는 음바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메시, 네이마르, 라모스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초호화 군단 속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지워지지 않았다. 통산 260경기 212골 98어시스트. 그 누구보다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 여름 논란의 중심이 됐다. 그의 발언이 화근이었다. 지난해 여름 PSG와 계약을 체결한 음바페는 내년 여름이 되면 자유계약(FA) 형태가 된다. 계약 내용엔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PSG는 그와 이 조항을 발동하길 바랐다. 하지만 음바페는 최근 구단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지난 6월 자신의 SNS를 통해 "음바페는 구단에 2025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을 발동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는 음바페의 계약이 2024년 6월에 만료되는 것을 의미한다. PSG는 음바페를 이적료 없이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음바페는 새로운 계약을 맺지 않는 이상 매각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PSG는 음바페의 발언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착실히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은 성명문을 통해 실망감을 표했고 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이번 여름 나가라고 그를 압박하기까지 했다.
이에 레알과 연관되기 시작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음바페는 지난해 여름 PSG와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레알 이적이 유력했다. 카림 벤제마의 후계자를 찾고 있던 레알이 그에게 접근했고 선수 역시 레알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고 레알의 많은 선수들 역시 음바페의 영입을 환영했다.
하지만 음바페는 잔류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계 인사들까지 음바페에게 압박을 가한다고 전해졌으며 PSG는 어떻게든 그를 붙잡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그렇게 음바페는 PSG에 남았고 레알은 배신감을 느꼈다. 그들은 음바페를 향한 관심을 철회했지만, 최근 그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기 시작하면서 식었던 관심을 재점화하기 시작했다.
상황은 레알에 긍정적으로 진행됐다. 음바페와 PSG의 관계가 계속해서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구단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발언까지 했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와프랑스 풋볼이 수여하는 2022-23시즌 베스트 프랑스 선수에 선정된 음바페는 이후 인터뷰에서 PSG를 언급하며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는 발언을 했다. 그는 "내 생각에 PSG에서 뛰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이들은 분열을 일으키는 팀이다"라며 다소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완벽하게 틀어진 두 당사자의 사이. 하지만 음바페는 계속해서 잔류를 고집했다. PSG의 압박에도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이에 PSG는 그에게 최후통첩을 하기까지 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PSG는 음바페에게 7월 31일까지 미래를 결정하라고 요구하는 3페이지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라고 전했다.
이어 "레퀴프가 처음 보도한 바와 같이 PSG의 편지에는 음바페가 공개적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말함에 따라 구단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과 이러한 문제는 사적으로 남아야 한다는 것, 여름 이적시장 때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이 잘못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31일까지 재계약을 할지 말지 결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을 끝으로 편지는 마무리됐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통하지 않았다. 음바페는 그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했다. PSG가 어떻게 나오는지는 상관이 없었다. 이에 PSG는 본격적으로 그를 매각 리스트에 올렸다. PSG는 이번 여름 아시아 투어를 진행했고 명단에 음바페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로마노는 그가 공식적으로 매각 리스트에 올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PSG는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음바페가 빠지면 전력이 크게 약화되는 것이 사실이었기에 그에게 꾸준히 재계약을 제안했다. 조건을 보면, PSG가 엄청난 배려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CBS 스포츠'의 벤 제이콥스에 따르면, PSG는 음바페에게 내년 여름 '일정한 금액'으로 팀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을 포함해서 재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떻게든 이적료를 회수하고자 하는 PSG의 마지막 제안이었다. 하지만 음바페는 단칼에 거절했다. 제이콥스는 "음바페는 계약 연장과 관련해 PSG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현 시점에서 이적은 막을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레알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매각 후보'가 된 음바페에겐 레알 외에도 여러 구단이 접근했었다. 첼시가 이적을 추진하기도 했으며 사우디가 막대한 자금을 통해 음바페 영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음바페는 사우디 대변인과 만남을 가지지도 않았다. 스페인 매체 '렐레보'는 "음바페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남은 1년을 사우디에서 보내는 것보다 PSG 벤치에서 보내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결국 음바페는 PSG의 계획에서 완전히 제명됐다. '레퀴프'는 PSG가 음바페 없이 팀을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더 이상 그를 플랜에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PSG의 수뇌부들은 음바페 없이 시즌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들은 음바페가 어떻게 되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 듯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음바페는 내년에 열리는 UEFA 유로와 올림픽에 최상의 몸상태로 참가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PSG는 1년 동안 음바페를 전혀 활용하지 않을 계획이며 그가 유로나 올림픽을 목표로 하든 말든 전혀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레알도 움직임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레알은 음바페 영입을 위해 1억 8000만 유로에 달하는 제안을 준비했다고 전해졌다. 이는 PSG가 2018-19시즌 음바페를 영입할 때 투자했던 금액 그대로였다. PSG 입장에선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물론 공식 제안은 이뤄지지 않았다. 레알은 음바페가 자신의 미래를 확실히 하길 바랐다. 만약 그의 입에서 "PSG를 떠나고 싶다"라는 발언이 나온다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영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는 현실화되지 못했다. 음바페가 '잔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음바페는 이번 여름 이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계약을 다 마칠 계획이며 이를 알 켈라이피 회장에게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내년 여름 FA로 PSG를 떠날 확률은 99%다. PSG 입장에선 음바페가 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것이 구단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2년 전부터 여지를 줬다.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음바페는 2년 전 재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2025'라고 새겨진 유니폼을 들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와 그의 에이전트는 기존 계약 기간인 '2024'라고 새겨진 유니폼을 들길 원했지만 PSG 경영진들에 의해 거절당했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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