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높이’ 명령이 ‘허리 아래로’…드러난 조사 결과

박찬 2023. 8. 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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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채수근 상병이 어떻게 순직한 건지, 해병대의 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사단장은 뒤늦게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실종자 수색을 지시했고, 대대장 한 명은 장병들에게 허리 깊이까지 물에 들어가라고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15일 경상북도로부터 재난 지원 요청을 받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이틀이 지난 17일 병력을 보내면서 "중점은 실종자 수색"이라고 지시합니다.

뒤늦은 지시에 입수 계획도 없었기 때문에 수영 수준 판단과 안전 장구 구비 등 안전 대책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게 해병대 조사 결과입니다.

채수근 상병의 입수 경위도 드러났습니다.

A 여단장은 18일 밤 회의에서 "수변 수색 활동이 원칙이고 입수는 금지"라면서도, "의심 지역 수색이 필요하면 장화 높이까지는 들어갈수 있다"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지시는 전달 과정에서 바뀝니다.

회의 직후 B 대대장은 자의적 판단으로 다른 대대장 등에게 "여단장에게 승인 받았다"며 "허리 아래까지는 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회의 결과를 전파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사단장의 복장과 경례 태도 등 각종 지적 사항에 부담을 느낀 예하 지휘관이 무리한 지시를 하게 된 것으로 수사단은 봤습니다.

이에 따라, 해병대 수사단은 임 사단장 등 8명의 지휘관들이 주의 업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국방부는 인과관계를 다시 살펴보겠다며 이 사건을 사실상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 "지금까지 수사한 기록 전체를 가지고 와서 그 기록을 토대로 현재 적시된 혐의와의 직접적이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성립하는지를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입니다."]

채수근 상병의 유족은 국방부 장관에 손편지를 보내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조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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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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