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은 떠나고, 음바페는 남는다...음바페, PSG 잔류 선언→알 켈라이피 회장에게 통보
[포포투=한유철]
킬리안 음바페는 파리 생제르맹(PSG)에 남는다.
해리 케인과 음바페의 미래. 이번 여름 이적시장의 가장 큰 화두였다. 각각 토트넘 훗스퍼와 PSG를 대표하는 선수이며 2010년대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는다. 두 선수 모두 계약 기간을 1년 남겨두고 있는 만큼, 이번 여름 거취가 주목을 받았다.
먼저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과 긴밀하게 연관됐다. 뮌헨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대체자로 케인 영입을 시도했고 그 역시 '우승 경력'을 위해 이적을 추진했다. 물론 토트넘의 입장은 완강했다. 이들은 뮌헨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고 케인에게 재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승자는 뮌헨이었다. 끈질기게 영입을 추진한 뮌헨은 결국 다니엘 레비 회장의 입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뮌헨이 케인 영입과 관련해 토트넘과 합의를 이뤄냈다. 이적료는 1억 유로 이상이다"라고 밝혔다. 이제 모든 결정은 케인의 손에 달려 있다. 온스테인 기자는 "케인은 토트넘을 떠날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케인의 결정이 이뤄진다면, 다음 과정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음바페 역시 미래가 불투명했다. 음바페는 PSG의 전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모나코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2015-16시즌 성인 무대에 데뷔한 후, 빠르게 입지를 다졌고 2016-17시즌 세계를 놀라게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의 활약 덕분이었다. 당시 음바페는 베르나르두 실바, 파비뉴, 벤자민 멘디, 팔카오 등과 함께 모나코를 이끌었고 UCL 4강에 진출했다. 또한 맨체스터 시티와의 16강전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무릎 꿇게 했다.
이후 PSG로 향했다. 2017-18시즌 임대를 통해 PSG에 합류한 음바페는 컵 대회 포함 44경기에 나서 21골 16어시스트를 올리는 등 뛰어난 활약을 했다. 2018-19시즌엔 완전 이적에 성공했고 1억 8000만 유로(약 2603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발생시켰다.
어린 선수에게 투자하기엔 엄청난 금액이었다. 하지만 음바페는 돈값을 제대로 했다. 2018-19시즌엔 리그에서만 33골을 넣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PSG의 공격을 이끌었다.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세르히오 라모스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한 초호화 군단이었지만 음바페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그렇게 그는 PSG의 '레전드'가 됐다. PSG에서 통산 260경기 212골 98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이는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기록에 해당됐다. 2022-23시즌엔 리그에서만 29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PSG 내에서 음바페는 언급해서는 안 될 이름이 될 듯하다. 두 당사자의 관계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언이 화근이었다. PSG와 계약을 1년 남겨둔 음바페는 공개적으로 구단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지난 6월 자신의 SNS를 통해 "음바페는 구단에 2025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을 발동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는 음바페의 계약이 2024년 6월에 만료되는 것을 의미한다. PSG는 음바페를 이적료 없이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음바페는 새로운 계약을 맺지 않는 이상 매각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PSG는 당황했다. 착실히 새 시즌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만약 음바페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면 PSG는 내년 여름 그를 '공짜'로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면 이번 여름 팀을 떠나라고 압박을 가했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은 공개적인 성명문을 통해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역효과를 드러냈다. 알 켈라이피 회장의 발언을 들은 음바페는 언짢음을 표했고 후엔 구단을 자극하는 발언까지 했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와프랑스 풋볼이 수여하는 2022-23시즌 베스트 프랑스 선수에 선정된 음바페는 이후 인터뷰에서 PSG를 언급하며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는 발언을 했다. 그는 "내 생각에 PSG에서 뛰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이들은 분열을 일으키는 팀이다"라고 전했다.
PSG는 최후통첩을 했다. 시간을 끌지 말고 빨리 미래를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PSG는 음바페에게 7월 31일까지 미래를 결정하라고 요구하는 3페이지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음바페의 입장은 완강했다. 결국 분노한 PSG는 그를 본격적으로 매각 리스트에 올렸다. PSG는 여름에 진행한 아시아 투어에서 음바페를 포함시키지 않았고 훈련 과정에서도 1군 선수가 아닌 유스 혹은 전력 외 선수들과 함께 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음바페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잔류를 고집하는 이유가 '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인 매체 '디아리오 아스'의 안드레스 온루비아 라모스 기자는 "음바페는 이번 여름 PSG를 떠나겠다고 결코 말하지 않을 것이다. 8000만 유로(약 1144억 원)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PSG는 로열티로서 이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음바페는 많은 돈을 받았다. 라모스 기자에 따르면, 그는 8월 1일까지 PSG 소속으로 있으면서 6000만 유로(약 868억 원)의 로열티를 받았고 8월 31일까지 PSG 소속이라면 4000만 유로(약 578억 원)의 보너스를 추가로 지급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상황은 제자리 걸음이다. PSG와 음바페의 의견 차이는 좁혀질 기미가 없었다. 오히려 계속해서 관계가 악화될 뿐이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의 라몬 알바레스 기자는 "PSG는 음바페가 팔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알 켈라이피 회장은 가능한 한 빨리 음바페를 팔라고 요청을 받은 상황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역시 이 상황이 해결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알 켈라이피 회장은 음바페가 훈련하는 모습조차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PSG는 새 시즌 구상에서 음바페를 완전히 제외했다. 얼마 남지 않은 리그 개막전에서 그의 활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했다. 라모스 기자는 PSG가 1군 훈련 때 음바페를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개막전 뿐만 아니라 아예 '전체 구상'에서 제외됐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PSG가 음바페 없이 팀을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더 이상 그를 플랜에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PSG의 수뇌부들은 음바페 없이 시즌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이적은 막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 레알도 움직임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레알은 음바페 영입을 위해 1억 8000만 유로에 달하는 제안을 준비했다고 전해졌다. 이는 PSG가 2018-19시즌 음바페를 영입할 때 투자했던 금액 그대로였다. PSG 입장에선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CBS 스포츠'의 벤 제이콥스가 밝힌, PSG의 요구 이적료에도 부합한 금액이었다. 제이콥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PSG가 이번 여름 레알에 음바페를 팔 계획이라면, 1억 6000만 유로(약 2313억 원) 이상을 요구할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을 책정하진 않았지만 이 금액 밑으로는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이 적다"라고 알렸다.
하지만 아직 공식적인 제안은 하지 않았다. 레알은 자신들이 제안을 하기 위해선 한 가지 제안이 있다고 밝혔다. 바로 음바페가 공개적으로 '이적'을 원한다고 말하는 것. '레퀴프'는 공식 SNS를 통해 "레알은 음바페에게 제안을 할 준비를 마쳤다. 그들은 공식적인 제안을 하기 전에 음바페가 팀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전했다.
끝없이 이어진 음바페의 이적 사가. 결론이 내려졌다. 이번 여름 음바페가 떠나는 모습은 볼 수 없을 것이다. 그가 직접 '잔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10일 "음바페는 이번 여름 이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계약을 다 마칠 계획이며 이를 알 켈라이피 회장에게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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