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의 집’ 된 인천 근로자아파트, 공공주차장 지어 활용 방안 찾나
임대료 싸지만 ‘40년 노후’
입주 조건 미혼 여성 ‘외면’
인천연구원 “행정 목적 상실”
인천 서구에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근로자임대아파트에 10일 현재 입주민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은 지 40년이 됐을 정도로 낡은 데다 미혼여성 노동자만 들어갈 수 있도록 제한하는 등 시대에 뒤떨어진 입주 조건 탓이다. 해당 아파트의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근로자임대아파트 활용방안 연구’ 결과보고서를 보면, 근로자임대아파트는 3480㎡에 2개동 100가구로 2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미혼여성 노동자만 입주할 수 있는데 월 사용료가 큰 방 2만5000원, 작은 방 1만9000원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두 달째 입주자는 0명이다. 아파트는 서구 가좌동에 1984년 준공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입주 여성 2명이 지난 6월 말 이사해 지금은 한 명도 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임대아파트는 인천시 소유로 시는 인천시설관리공단에 위탁·관리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7월 관리비로 90만원을 지급했다.
일반공업지역에 지은 지 40년 된 이 아파트는 노후한 데다 공장들로 둘러싸여 있다. 인근 축산물시장으로 인한 악취에 야간에는 인적도 드물어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1980년대 산업화 시절 여성 노동자의 복지여건 개선을 위해 조성됐지만 현재 생활방식과 맞지 않는 등 애초 행정 목적을 상실한 공유재산이라고 인천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근로자임대아파트의 다른 도입 기능을 검토하기 위해 주변 지역 수요를 분석한 결과, 주차장 수요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자임대아파트 인근은 3교대로 근무자가 자차를 이용한 출퇴근 차량이 많고 주차공간이 부족해 불법주차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안내영 인천연구원 도시공간연구부 연구위원은 “근로자임대아파트는 과거의 시대적 요구로 만들어졌던 시설로 시대상 변화에 따라 역할이 현저하게 줄어든 경우”라며 “이러한 유휴시설들은 현재의 수요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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