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일터 잃은 상인들…전통시장 불 태운 방화범 '징역 7년'

지난 3월4일 인천 동구 현대시장 점포들이 A씨의 방화로 불에 탄 모습./사진=뉴시스

술에 취해 인천 현대시장에 불을 질러 점포 70곳을 태워 12억원대 재산 피해를 낸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10일 1심 선고공판에서 일반건조물방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48)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4일 오후 11시38분부터 약 10분간 술에 취해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의 그릇 가게 등 5곳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체 점포 205곳 중 70곳이 불에 탔다. 피해액은 약 12억3000만원(소방 추산)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대시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사건 이튿날 오전 9시50분쯤 주거지에서 A씨를 검거했다.

지난 3월7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인천 현대시장을 비롯한 인근 지역 등 5곳에 불을 지른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심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A씨는 2006~2018년 총 24차례 방화를 저질러 4차례 기소됐고, 모두 합쳐 징역 10년을 복역했다.

출소한 A씨는 술에 취해 아무 이유 없이 현대시장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에도 미추홀구의 한 노상에서 노끈을 태워 경찰 조사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방화 습벽에 의해 다소 충동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치료 의지도 표명하고 있다.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 정도가 매우 중하고, 피고인은 방화 범죄로 수차례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며 "음주로 인한 방화 습벽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누범기간에 범행해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회복이 전혀 되지 않았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형사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징역 7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