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할퀸 '카눈' 12시간 만에…전국서 인명·시설·농작물 피해 속출

최대호 기자 박우영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박대준 기자 이종재 기자 임용우 기자 권혜정 기자 2023. 8. 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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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실종 2명, 일시대피 1만4153명…하늘길·뱃길·철길 차질 지속
남부지방 영향권서 점차 벗어나며 '안정'…수도권·충청·강원 '긴장'
제6호 태풍 '카눈'이 지나간 10일 오후 부산 금정구 금정중학교 인근 공장의 옹벽이 태풍의 영향으로 무너지며 유출된 토사가 학교로 쏟아져 교실 등이 파손돼 있다. 이 학교는 지난달 개학했으나, 태풍 북상에 따라 이날 원격 수업을 진행해 학생 등의 인명 피해는 없었다. 2023.8.1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전국=뉴스1) 최대호 박우영 박대준 이종재 임용우 권혜정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10일 오전 9시를 전후해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이 불과 12시간도 채 안 돼 전국을 할퀴었다.

대구에선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고,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인해 전국에서 시설 및 농장물 피해가 잇따랐다. 1만4000여명이 태풍을 피해 일시대피했고, 하늘길·뱃길·철길은 이틀째 차질이 이어졌다.

10일 오후 8시 기준 영향권을 제주와 남부지역에서는 서서히 안정을 되찾는 반면 태풍의 중심이 지나는 충청과 강원, 수도권에서는 점차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대구서 1명 사망·1명 실종…고립·구조·대피 잇따라

이날 낮 12시33분쯤 대구 군위군 효령면 불로리 하천에서 A씨(67)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오후 1시45분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있던 B씨가 도랑에 빠져 실종돼 당국에 수색에 나선 상태다. 중앙대책안본부는 다만 이들을 수난사고로 보고 카눈에 의한 공식 인명피해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침수 등에 의해 고립 상황을 맞거나 대피한 이들도 속출했다. 경북에서는 침수 등으로 모두 16명이 고립됐다가 무사히 구조됐다. 경주와 경산에서도 지하차도 침수로 고립된 운전자 2명이 구조됐으며, 청덕군에선 축사 인근에 있던 주민 1명이 범람한 물에 고립됐다. 영덕군 축산면에서도 주민 1명이 하천 범람으로 고립됐다가 구출됐다.

강릉시에서는 이날 낮 12시13분께 강동면 정동리 정동진천이 범람해 인근 주민 수십 명이 썬크루즈호텔 연회장으로 대피했다. 비슷한 시간 인근 군선강도 수위가 상승해 범람 우려가 커지자 강릉시는 주민들을 강동종합복지회관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장대비가 쏟아진 고성군도 재난문자를 통해 지역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속초시는 강현면 중복리 복골천, 현북면 광전천이 범람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대피를 당부했다. 이날 전국 16개 시도, 108개 시군구에서 1만487세대 1만4153명이 대풍을 피해 일시대피했다.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한 10일 오후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 마을이 인근 하천 제방 유실로 침수돼 이웃 농가에서 키우던 소가 젖소 목장으로 피신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2023.8.1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공공·사유 시설 침수·파손에 농작물 피해 속출

도로 등 공공시설은 물론 주택침수에 농작물 피해도 속출했다. 중앙대책안전본부에 따르면 대구, 부산, 경북, 경남, 충남 등에서 51건의 도로 침수·유실이 발생했다. 토사유출 3건(대구), 저수지 제방 일부 유실 1건(경북), 교량 침하 1건(충북 영동) 등도 잇따랐다. 주택과 상가 침수 및 파손, 토사유출 등 사유시설 피해는 74건으로 집계됐다.

농작물 피해도 컸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1019ha 면적의 농작물이가 침수·조풍·낙과 등의 피해를 입고, 20ha의 농경지가 유실됐다. 지역별로는 경남 475.1ha, 전남 208ha, 대구 146ha, 제주 140ha, 경북 50ha, 강원 20ha(유실) 등으로 집계됐다. 또 비로 인해 닭 150마리가 폐사하고, 비닐하우스 0.7ha가 파손됐다. 전국 4만358세대는 한때 정전 상황을 맞기도 했다.

카눈 영향권에 접어든 서울과 경기, 강원에서는 현재 나무 쓰러짐, 토사 유출 등의 피해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서울시는 태풍 '카눈' 북상에 시가 상황근무를 시작한 지난 9일 오후 9시 이후 총 7건의 안전조치 취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날 하루 태풍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된 현장에 출동해 배수지원 등 164건에 대한 안전조치를 마쳤다. 강원도소방본부에 접수된 태풍 관련 누적 피해신고는 367건(인명구조 3건·인명대피유도 6건)으로 집계됐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북상한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에 항공편 결항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국 공항에서 이날 총 366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2023.8.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하늘길·뱃길·철길 이틀째 차질…하천변·해안가 등도 통제

카눈의 영향으로 부산과 경남, 경북 등 전국 도로 620개소가 통제 중이다. 울산고속도로 울산선 양방향은 전면 통제됐다가 이날 오후 12시50분 통행이 재개됐다.

이밖에 부산과 울산·경북 등 둔치주차장 284개소, 제주·경북 등 하천변 598개소, 제주·부산·울산 등 해안가 198개소, 지리산·한라산·설악산 등 21개 국립공원 611개 탐방로 등이 통제 중이다. 전국 숲길 107개 전구간의 통행도 막혔고, 광릉과 백두대간, 세종 등 국립수목원도 임시휴원했다. 휴양림 예약 취소는 45건으로 81%에 해당한다.

오후 8시 기준 인천과 제주, 김포, 김해 청주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는 489편이 결항됐다. 여객선은 102개 항로 154척의 뱃길이 끊겼다. 도선 76개 항로 92척도 중단된 상태다.

철도의 경우 호우 피해 복구 중인 충북·정선·영동 3개 노선의 운행이 중지됐다.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일반선 5개 노선 및 부산지역 경전철 등의 운행도 멈췄다.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고 있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2023.8.1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카눈 영향권 벗어난 남부 안정세…수도권·충청·강원 '비바람 강타'

카눈을 견뎌낸 제주와 남부지방 대부분은 비가 비바람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카눈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충주 북북동쪽 약 10㎞ 부근 육상에서 시속 20㎞로 북서진 중이다. 이에 영향권에 속한 지자체들은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눈은 오후 9시쯤 서울 동쪽 약 50㎞ 부근까지 진출하겠고, 11일 오전 0시에는 서울 북쪽 약 50㎞ 부근인 파주 적성면 쪽까지 이동할 전망이다. 이어 11일 새벽 북한쪽으로 진출할 전망이다.

이날 오후 3시쯤 강도 '중'에서 등급이 부여되지 않은 일반 태풍이 된 카눈은 현재 수도권에 시간당 10~30㎜의 비를 뿌리고 있다.

태풍이 북한으로 빠져나간 뒤에도 충북과 전북에는 11일 오전 0~6시까지, 충남권에는 오전 6~9시까지, 서울과 경기(경기 북서부 제외) 강원 지역에는 낮 12시~오후 6시까지, 인천에는 오후 6~9시까지 비가 내리겠다. 경기 북서부는 12일 오전 0~6시까지 비가 계속 내릴 수 있다.

10일 밤부터 12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30~80㎜(많은 곳 120㎜ 이상), 강원 영동 중·북부 50~150㎜(많은 곳 북부 동해안 250㎜ 이상), 강원 영동 남부 10~50㎜, 강원 영서 50~100㎜, 세종과 충남 북부, 충북 중·북부 20~80㎜, 대전과 충남 남부, 충북 남부 10~50㎜, 전북 5~40㎜, 전남 북동부 5~10㎜, 경북 북부 내륙과 울릉도·독도 20~60㎜, 경북 북부 동해안 5~30㎜, 대구와 경북 남부에 5㎜ 내외다.

강한 바람도 이어진다. 강원 영동에는 아침까지 최대순간풍속 70~125㎞/h,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과 전북 북부, 경북권에는 55~90㎞/h의 강풍이 불겠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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