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 등 가리키며 “더 공세적인 전투준비 태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 수도권 지역을 가리키며 더욱 공세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방침을 시사했다. 이달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다음달 정권 수립 75주년을 앞두고 군사정찰위성 재발사 등 고강도의 다양한 도발이 예상된다. 지난해 한·미 연합군사훈련 대응을 지휘한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재등장은 본격적인 전쟁 준비 태세를 상징한다.
김 위원장이 지난 9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통신은 “정세 악화 주범들의 군사적 준동을 철저히 견제하기 위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들을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전선 부대의 군사작전 수행 능력을 다각화하고 ‘새로운 전략적 임무’를 위한 실전 훈련을 강화하는 대책 등이 논의됐다.
게재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남한 지도에서 경기 북부와 남부 등 수도권 일대를 손으로 가리켰다. 김 위원장은 “신형 무장 장비들을 최대의 전투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실전 훈련들을 적극 벌리며 항상 동원된 전투준비 태세를 유지함으로써 군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당 중앙군사위 개최는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담과 21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지 자유의 방패)을 겨냥해 강도 높은 도발적 군사행동에 돌입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이 지난달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열병식에서 선보인 공격용 무인기 등 신형 무기들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로 도발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5월 발사에 실패한 첫 군사정찰위성을 재발사할 수도 있다.
통신에 따르면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박수일 총참모장(남한의 합동참모본부 의장 격)이 해임되고 리영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총참모장에 임명됐다. 군부 서열 1위였다가 작전 실패 책임으로 지난해 12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당 비서직에서 소환·해임된 박정천 전 부위원장도 전날 중앙군사위 회의에 참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전쟁 준비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걸맞은 경륜과 장악력을 지닌 리영길과 박정천을 재기용했다”고 분석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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