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걱정했던 부산 해안가 상인들 안도의 한숨… 태풍 ‘카눈’에 부산 곳곳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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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이 상가는 지난해 9월 힌남노와 2016년 차바 등 태풍이 상륙할 때마다 엄청난 피해를 겪어왔다.
부산에서 태풍 카눈의 피해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오후 4시 30분까지 총 526건의 태풍 피해 관련 119 신고를 접수하고 안전조치 활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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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10일 오후 5시경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상가. 제6호 태풍 ‘카눈’이 빠져나가자 상인들은 영업을 재개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파도가 덮칠 것에 대비해 가게 전면 유리창 전체를 가리도록 설치했던 나무 합판을 걷어내고, 안전한 곳에 옮겼던 내부 집기류를 다시 들이고 있었다.
이 상가는 지난해 9월 힌남노와 2016년 차바 등 태풍이 상륙할 때마다 엄청난 피해를 겪어왔다. 20m 떨어진 바다에서 몰아닥친 파도가 1.5m 높이의 방파제를 넘어 상가를 덮쳤던 것. 카페를 운영하는 송모 씨(37)는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이번 태풍이 엄청 강력하단 이야기를 듣고 약 200만 원을 들여 합판과 차수벽 등을 설치하며 대비했다”며 “가게 유리창과 집기류를 산산조각났던 지난해 태풍과 다르게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른 음식점의 한 상인은 “올 가을까지 태풍이 몇 개나 더 발생할지 모른다. 그때마다 합판 등을 설치하며 대비할 생각을 하니 답답한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비슷한 시각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의 한 포장회 판매센터는 손님 맞을 준비를 모두 끝낸 상태였다. 여기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 파도가 덮쳐 쑥대밭이 됐던 곳이다. 유리창은 물론 가게 내부 수족관이 부서져 수백만 원어치의 물고기가 폐사했다.
올해는 이런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23년째 포장 회를 판매하고 있는 홍훈자 씨(73)는 “지난달 민락수변공원의 금주구역 지정으로 매출이 줄어 힘들었는데 태풍 피해까지 겹쳤더라면 상인들은 심각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부산에서 태풍 카눈의 피해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로수가 넘어지고 차량이 침수되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오후 4시 30분까지 총 526건의 태풍 피해 관련 119 신고를 접수하고 안전조치 활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특히 강한 바람으로 도로변 가로수가 잇달아 파손됐다. 이날 오전 7시 47분경 부산 중구 영주동 도로의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 인도 쪽으로 넘어갔다. 또 오전 8시 49분경 북구 화명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로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건물 외벽과 간판 추락 우려, 공사장 안전펜스의 무너짐 등의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7시 54분경 강서구 화전동 편도 2차선 도로에 있던 승용차가 물에 잠겨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25세 남성을 구조했다. 소방당국은 물건을 나르다가 강풍에 넘어진 이를 병원에 이송하는 등의 인명구조 활동에 나서긴 했으나 태풍에 따른 큰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태풍 상륙을 앞두고 입수가 통제된 해수욕장에 뛰어들었다가 의식을 잃은 남성이 구조되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10일 오전 1시 5분경 송정해수욕장에 뛰어들었다가 의식을 잃은 30대 남성 A 씨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태풍 북상에 따라 부산의 모든 해수욕장의 입수가 이날 금지된 상황이었지만 A 씨는 술에 취해 바다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바닷속에서 의식을 잃은 A 씨를 야간근무 요원이 구조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의식을 되찾게 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올해 처음 설치한 지능형 폐쇄회로(CC)TV가 해안 출입 경계선을 넘는 A 씨의 모습을 포착해 즉시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부산 다대항에 계류된 선박이 침수되고 감천항에서 홋줄 터짐 사고 등이 발생했지만 신속하게 출동해 배수 작업과 현장 조처를 하면서 큰 피해로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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